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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지난해 MBC 연기대상은 '마의'로 데뷔 후 드라마에 첫 출연한 조승우가 대상을 거머쥐는 파란을 일으켰으나, '빛과 그림자'의 안재욱이 무관에 그치며 공정성을 두고 논란이 인 바 있다. 이 때문에 올해는 MBC가 대상 트로피의 주인으로 대중이 납득할만한 배우를 선택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올해의 유력한 후보로는 배우 박원숙, 고현정, 한지혜, 이준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 '백년의 유산'서 악덕 시어머니로 열연한 박원숙
박원숙은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에서 방영자로 분해 아들 철규를 위해선 며느리 채원에게 어떤 악행도 서슴지 않는 악덕한 시어머니의 모습을 섬뜩함이 느껴질 정도로 실감나게 연기했다. 극 중반 이후 새 며느리 홍주와 방영자의 대립이 가장 큰 재미였을 정도로 시청률 30%가 넘는 드라마 인기를 선두에서 이끌었다. 최근 방영 중인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에서도 악역인 강정심 회장 역으로 극의 긴장을 불어넣고 있는 등 올 한해 MBC 드라마에 끼친 영향력이 컸다. 박원숙은 MBC 2기 공채 탤런트 출신으로 그간 KBS 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 MBC 연기대상 여자우수상, 중견배우부문 황금연기상, 제12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문화관광부장관표창 등을 받은 바 있다.
▲ '여왕의 교실'서 원작 뛰어넘는 연기를 한 고현정
2005년 일본 NTV에서 방송돼 큰 인기였던 동명의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여왕의 교실'에서 고현정은 여주인공 마여진을 맡아 특유의 카리스마로 극을 압도했다. 원작이 있는 탓에 비교가 자연스레 잇따랐지만 "원작을 일부러 안 봤다"던 고현정은 미묘한 감정 변화를 섬세한 표정 연기로 소화, 원작 여주인공 아쿠츠 마야 역의 아마미 유키와는 선이 다른 표현력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다만 고현정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10%를 넘지 못했던 시청률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1989년 미스코리아 대회 출신의 고현정은 중간에 공백기가 있었으나 연예계 복귀 후 한층 원숙한 연기력을 과시하며 2009년 '선덕여왕'으로 MBC 연기대상, 2010년 '대물'로 SBS 연기대상을 거머쥔 바 있다.
▲ '금 나와라 뚝딱'서 쌍둥이 몽희와 유나를 넘나든 한지혜
본인 스스로는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며 "대상 받지 못해도 상관 없다"며 눈물 흘렸지만 올해만큼은 대상을 줘도 아낌없을 정도로 한지혜의 활약이 돋보였다. 20% 넘는 시청률로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은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서 한지혜는 쌍둥이 몽희와 유나 1인 2역을 맡았는데, 소박하고 선한 몽희와 사치스럽고 이기적인 유나를 오가며 자신의 연기력을 한없이 뽐냈다. 특히 극 중 몽희가 유나인 척 연기하던 장면은 복합적인 캐릭터가 필요했던 순간으로 한지혜의 절묘한 표현력이 있기에 가능했던 장면이었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에서 '메이퀸'으로 최우수상을 받았을 때만 해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있었던 게 사실이나, '메이퀸'에 이어 '금 나와라 뚝딱'으로 다시 주말극을 선택, 상에 걸맞는 연기력을 대중에 과시했다.
▲ '투윅스'서 온몸 내던져 탈주범이 된 이준기
'투윅스'가 10%를 겨우 넘으며 시청률이 높지 않았음에도 웰메이드 드라마란 호평을 받았던 건, 영화 같은 연출과 허점 없는 극본의 힘이 컸으나 탈주범 장태산을 연기한 이준기가 없었다면 결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준기는 억울한 누명을 쓴 장태산의 2주간의 이야기를 연기하며 쉴 새 없이 뛰어 다니고 땅 속에 파묻히기도 하는 등 온몸을 내던지는 열정을 보여줬다. 딸을 향한 애타는 부성애 연기도 일품이었으며, 악역이었던 선배 배우 김혜옥, 조민기와의 대치 장면에선 결코 뒤처지지 않는 훌륭한 연기력으로 극의 긴장감을 한껏 불어넣었다. '개와 늑대의 시간'으로 MBC 연기대상 남자 우수상, '일지매'로 SBS 연기대상 최우수 연기상 등을 받은 바 있다.
[배우 박원숙, 고현정, 한지혜, 이준기(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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