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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모든 혐의를 인정합니다."
6일 오전 서울중앙지방 법원 서관 526호 법정(형사 14단독)에서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소 기소된 이수근, 탁재훈, 토니안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이날 세명 모두 법정에 출석했고 해명이나 변명의 과정없이 모두 입을 모아 "범죄 사실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수근, 탁재훈, 토니안은 수척해진 얼굴로 법원에 들어섰다. 검찰 측의 구형을 기다리면서도 서로 눈을 마주치거나 대화하는 일 없이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앉아있었다.
이날 3명의 남자 연예인으 변호인들은 모두 "혐의를 인정하고 자백했다. 자숙 중이다"라고 말했고 연예인 당사자들 역시 "사실이 맞다"고 인정했다. 검찰 측은 증거자료로 출금내역, 차명계좌, 도박사이트 운영자 진술, 계좌 분석자료, 자백진술 등을 제출했다. 변호인 측은 "추가적인 피고인 신문을 하지 않겠다"며 모든 범죄 사실을 전면적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검찰 측은 이수근에게 징역 8월, 토니안 징역 10월, 탁재훈에 징역 6월에 각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이수근은 측 변호인은 "연예계 활동을 하며 축구 동호회 등에서 탁재훈과 가벼운 내기 도박 정도로 생각하다가 이런 범죄를 저지렀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수근은 2003년에 데뷔했으나 오랜 무명 시절을 견뎠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개그맨은 다른 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감정 노동자다. 그러나 사실 이수근은 불우한 가정 환경 등으로 힘들게 지내왔다. 아내는 큰 수술을 받았고 둘째 아이는 뇌성마비를 겪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또 "현재 이수근은 스스로 도박을 끊은 상태다. 지금 연예인에게는 사망 선고와 같은 방송 중지 상태다. 팬들의 사랑, 주변의 비난 등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명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선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토니안 측 변호인 역시 "토니안은 19세에 연예계에 진출해 H.O.T.라는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해 스포트를 받으며 활동을 했지만 침체기도 있었고 힘든 시절이 있었다. 이 과정은 심리적인 부담감으로 다가왔고 토니안을 힘들게 했다"며 "장기간 도박을 한 것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앞으로 연예인으로 더 봉사하며 살고 좋은 공인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탁재훈 측 변호인 역시 같은 요지의 말을 전하며 재판장에게 "벌금형을 달라"고 부탁했다.
마지막으로 공판을 마치기에 앞서 3명의 연예인은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우선 토니안은 "지난 몇달간 스스로 너무 부끄러웠다. 그 동안 나를 사랑해주신 분들에게 너무 죄송했다.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반성하며 성실하게 살겠다"고 말하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수근도 "기사가 처음으로 나고 지금 재판장에 오기까지 약 20일 동안 '이게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힘들게 지냈다. 그러나 그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잘못을 반성하고 시인했기 때문이다"고 털어놨다. 탁재훈은 "지난 실수를 뼈저리게 후회한다. 좋은 모습으로 봉사하겠다"고 심경을 전했다.
탁재훈, 이수근, 토니안 모두 자신들의 잘못을 처음부터 인정해 이날 변론은 약 30분만에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다음 공판은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윤재필)는 지난달 14일 휴대전화 이용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 사범 수사 결과와 함께 이수근, 탁재훈, 토니안 등의 불구속 기소와 붐, 양세형, 앤디의 약식 기소를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휴대전화의 문자를 이용해 프리미어리그 등 해외 스포츠 경기 승리 예상팀에 돈을 건 후 그 결과에 따라 직접 배당금과 배팅금을 계좌로 거래하는 맞대기 방식으로 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탁재훈과 이수근의 경우 2009년 해외 원정 도박을 수사 중인 경찰관 A씨에게 청탁금을 준 혐의가 있다는 한 매체의 보도가 이어져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드러낼지 눈길이 쏠렸다. 우선 소속사 측은 "확인 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한 매체와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법정대응을 불사할 것"이라고 반박한 상황이다.
[탁재훈, 이수근, 토니안.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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