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여자농구 최고외인은 누구일까.
WKBL은 2012-2013시즌에 외국인선수제도를 5년만에 재도입했다. 외국인선수 1명에 6개구단이 울고 웃었다. WKBL은 올 시즌엔 외국인선수제도를 1명보유 1명출전에서 2명보유 1명출전으로 늘렸다. 외국인선수가 리그에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효과가 훨씬 커졌다. WKBL 6개구단은 지난 여름부터 똘똘한 외국인선수를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정규시즌 2라운드가 거의 끝났다. 12명의 외국인선수 기량 파악은 완료됐다. 올 시즌에도 효자 외국인선수는 당연히 있다. 지난 시즌 최고 외국인선수가 티나 톰슨과 엠버 해리스였다면, 올 시즌엔 모니크 커리(KB), 쉐키나 스트릭렌(신한은행), 티나 톰슨(KDB생명) 3파전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세 사람 모두 좋은 기량을 과시한다. 마침 커리와 스트릭렌이 9일 청주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 커리의 화려한 테크닉
지난 여름 여자농구 구단들을 취재했을 때, 여자농구 관계자들은 일제히 “커리가 물건이야”라고 했다. WNBA 워싱턴 미스틱스에서 뛴 커리는 화려한 테크닉에 엄청난 클러치능력, 심지어 동료를 활용할 줄 아는 이타적인 마인드가 있었다. KB 서동철 감독은 이런 커리에게 반했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당시 다른 몇몇 감독들이 티나를 1순위로 점 찍었을 때, 서 감독의 1순위는 커리였다. 결국 서 감독은 커리를 1라운드 4순위로 지명했다. 스트릭렌은 3순위, 티나가 1순위였다.
커리는 서 감독의 기대대로 맹활약 중이다. 9일 신한은행전서 무려 36점을 몰아쳤다. 골밑 페넌트레이션의 테크닉은 WKBL 수준을 넘어섰다. 화려한 스텝과 현란한 드리블과 페이크는 팀 동료마저 속이는 수준이다. 커리는 1라운드에 비해 2라운드 들어 점점 더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 단점이라면, 미국에서 보여준 이타적인 마인드가 최근 살짝 줄어들고 있다는 점. 서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요즘 조금 그런 모습이 보여서 걱정된다”라고 털어놨다.
▲ 스트릭렌의 폭발적인 운동능력
스트릭렌의 강점은 단연 폭발력이다. 188cm에 80kg의 체격을 자랑하는 스트릭렌은 남자 선수를 연상하게 하는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파워를 앞세워 힘 있는 농구를 한다. 외곽슛 타점이 높아서 어지간한 선수는 막기가 어렵다. 힘 있는 페넌트레이션 역시 마찬가지다. 어지간한 선수에겐 1대1로 밀리지 않는다. 같은 포지션 선수와 1대1을 해도 미스매치의 느낌을 풍긴다.
스트릭렌은 11월 10일 우리은행과의 개막전서 30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평균 19.2점으로 리그 2위를 달린다. 신한은행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한다. 다만 기복이 있다. 9일 KB전서 12점에 그치면서 36점을 몰아친 커리에게 판정패했다. 더구나 경기 종료 8초 전 드리블을 하다 커리에게 공을 빼앗기는 결정적 실책을 범했다. 임달식 감독은 스트릭렌을 두고 “너무 착하고 여리다”라고 했다. 임 감독으로선 다음 경기서 스트릭렌이 소극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 티나의 경험과 연륜, 노련미
티나의 최대강점은 역시 노련미다. 38세의 노장 티나는 WNBA 휴스턴, LA 스팍스, 시애틀 등에서 화려한 업적을 쌓았다. 티나는 WNBA 정규리그 통산 464경기(1위)서 7025점(1위), 2881리바운드(3위) 3점슛 689개(3위), 76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서도 미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한국에서도 과거 금호생명서 뛴 경력이 있다. 티나는 지난 2013시즌을 끝으로 WNBA 은퇴를 선언했다. 그녀의 농구여정의 마지막 장소는 한국일 가능성이 크다.
티나는 비 시즌에 운동량이 적었다. 베테랑이니 당연히 조절을 해야 한다. 그러나 2라운드 들어 몸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KDB생명 동료와의 호흡도 점점 들어맞는다. 기본적으로 국가대표급 선수가 즐비한 KDB생명이다. 어쩌면 티나가 농구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다. 티나는 무리 하는 법 없이 경기 흐름에 따라 플레이 한다. 1대1 테크닉은 물론이고, 수비력도 커리, 스트릭렌에 비해서 좋다. 올 시즌 평균 17.3점으로 득점랭킹 3위다.
농구인들은 현 시점에서 종합적인 평가는 보류한다. 다만, 티나가 30세의 커리, 23세의 스트릭렌과 같은 나이였다면, 두 사람을 압도할 것이란 평가는 있다. 세 사람의 맞대결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이들은 포스트시즌서도 맞대결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엔 서로 다른 3명의 외국인 에이스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위에서부터 커리, 스트릭렌, 티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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