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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호빗의 두번째 시리즈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는 전편에 비해 볼거리는 많아졌고, 스케일은 확장됐다. 또 캐릭터와 액션은 화려해졌다.
'호빗: 뜻밖의 여정'이 예고편이었다면,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이하 '호빗2')는 이제 본편으로 들어선 느낌이다. 시작은 난쟁이 소란의 무리가 모이기 전으로 돌아가며, 이 원정대가 어떤 계기로 시작됐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호빗2'는 마침내 시작된 사나운 용 스마우그와의 본격적인 전쟁을 그리면서 치열한 전투가 만들어낸 화려한 액션과 광활한 스케일이 압권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화려해진 액션이다. 빌보와 난쟁이 종족이 술통을 타고 급류를 따라 엘프족에게서 탈출하는 장면과 이 장면 속에서 벌어지는 엘프와 오크들의 전투를 엘프의 특징인 날렵함을 100% 활용했다. 숨 가쁘게 펼쳐지는 이 전투신은 영화의 백미로 꼽을 만하다.
이와함께 약하기만 한 난쟁이와 그 누구보다 강한 스마우그의 대결은 흥미진진한 요소다. 오랜 세월을 기다려온 난쟁이들은 강하진 않지만 재치를 이용해 스마우그에 맞선다.
또 드디어 마주친 스마우그의 비주얼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다. 호빗과 스마우그의 대면과 스마우그의 살고 있는 폐허, 또 그 안에 쌓여 있는 온갖 보물과 금화들은 폐허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화려함을 선사한다.
여기에 다양해진 캐릭터들도 볼거리 중 하나다. 활 쏘는 엘프 레골라스와 레골라스의 파트너 에반젤리 릴리, 레골라스의 아버지 스란 두일, 인간 바드 등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며 '호빗2'를 풍성하게 만든다.
하지만 스토리는 여전히 빈약하다. '호빗' 전편에서 용 스마우그가 눈을 뜨고 끝난 것에 허무함을 느꼈다면, '호빗2'에서는 스마우그가 드디어 날개를 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웅장한 스케일에 쫀쫀한 스토리까지 더해진 것에 비해 '호빗'은 한, 두편으로도 충분히 끝낼 수 있는 작품을 길게 늘려 놓은 느낌이다. 또 여기에 161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은 버겁다.
전편보다 많아진 등장인물들과 확장된 공간, 본격적인 스마우그의 등장 등을 통해 전편에 비해서는 지루하다는 느낌이 덜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호빗2'의 제목처럼 '스마우그의 폐허'만 보여준 후 '진짜 이야기'는 3편 '호빗: 또 다른 시작'으로 미뤘다.
물론 이제 본편을 시작한 것은 맞다. 원정대를 모으고, 이들이 진정한 팀이 되기 위한 과정을 보여준 '호빗: 뜻밖의 여정'과는 분명히 달라졌다. 그렇지만 '이제 시작인데'라며 입맛을 다시면서 극장을 나서야 한다는 것은 각오 하고 관람을 시작해야 한다.
[영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스틸컷. 사진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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