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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18일 SBS 새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와 MBC 새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극본 서숙향 연출 권석장)가 동시에 첫 방송했다. 시청률은 갈렸으나 어느 한 쪽의 승리를 벌써 확신하기에는 이르다. 두 드라마 모두 극본이나 연출, 배우들의 연기까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 박지은vs서숙향…장태유vs권석장
드라마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 등의 히트작이 있는 박지은 작가가 집필한 '별에서 온 그대'는 400년 전 지구에 온 외계인 도민준(김수현)과 한류 톱스타이지만 지식은 별로 없는 천송이(전지현)의 판타지 로맨틱코미디. 박 작가가 전작들에서 이미 입증했듯 '별에서 온 그대' 첫 회에서도 천송이의 '모카 문익점' 에피소드 등으로 웃음을 주는 한편 민준과 송이의 인연이 400년 전으로 이어진 듯한 복선을 제시해 긴장감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실력을 과시했다.
드라마 '바람의 화원', '뿌리깊은 나무' 등을 연출한 장태유 PD는 민준이 지구로 처음 온 순간 조선의 여인과의 만남을 마치 영화 '인셉션'의 한 장면을 보듯 감각적으로 표현하며 탁월한 연출력을 발휘해 첫 장면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스코리아'는 드라마 '파스타'를 함께 히트시킨 서숙향 작가와 권석장 PD가 뭉친 작품으로 첫 회에서 이미 '파스타' 못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의 분위기를 풍겼다. 서 작가는 고교시절 남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퀸카' 오지영(이연희)과 순진하기만 했던 남학생 김형준(이선균)이 세월이 지나 백화점 '엘리베이터 걸'과 망해가는 화장품 회사 사장의 관계로 재회하기까지의 과정을 첫 회에 그렸다. 또 서 작가는 선악을 분명히하지 않는 이야기 구도를 '파스타'에서 선보였는데, '미스코리아' 역시 욕심 많아 보이는 미용실 원장 마애리(이미숙), 사채업자인 건달 정선생(이성민)에게도 나름의 사연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드라마 '골든타임'에서 감각적인 연출 실력을 자랑한 권석장 PD는 '미스코리아' 첫회에서도 시대 분위기를 섬세하게 구현했고 과거와 현재의 이미지 차이를 미묘하게 그려내며 명성에 걸맞는 연출을 선보였고, '골든타임' 때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배경음악을 배치해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이기도 했다.
영화 '도둑들'에서 예니콜과 잠파노로 만나 관객들에게 큰 사랑 받았던 전지현, 김수현은 '별에서 온 그대'에서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호흡을 보여줬다. 두 사람이 얼굴을 가까이 마주하는 장면은 사랑의 감정이 흐르는 장면이 아님에도 한 화면 속 두 미남, 미녀의 얼굴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주기 충분했다.
전지현은 1999년 드라마 '해피투게더' 이후 14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였으나 다수의 영화에서 탄탄하게 다져온 연기력을 발휘하는 데 아무런 문제 없어 보였고, 영화 '엽기적인 그녀' 때를 떠올리게 하는 통통 튀는 매력까지 발산했다. 지난해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왕 이훤으로 분해 여심을 미혹했던 김수현은 '별에서 온 그대'에서 역시 뛰어난 외모 못지않은 카리스마 연기력을 보여줘 한번 더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였다.
'파스타', '골든타임'에서 이미 권석장 PD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이선균은 지난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미스코리아' 첫 회에서 선보였다. 순수했던 고교시절 형준과 세월 흐른 화장품 회사 사장 형준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연기했고, 교복 입은 고등학생 연기가 어색하진 않을까 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의외로 꽤 잘 어울려 고등학생이 된 이선균의 순진한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지난 작품들에서 '연기력 논란'에 자주 시달린 바 있는 이연희는 기대 이상이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몰래 삶을 달걀을 먹는 장면은 애잔하게 연기했고, 남학생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교정을 지나며 새침한 표정을 짓는 장면은 사랑스럽게 연기해 오지영의 다양한 매력을 시청자들의 인상에 남기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이연희의 연기가 다른 배우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극을 이끌었다는 데 많은 시청자들이 호평했다.
▲ 시청률은 '별그대'가 기선제압
첫 회 시청률은 '별에서 온 그대'가 크게 앞섰다. '별에서 온 그대'는 15.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였고, '미스코리아'는 7.0%였다. 전작들인 SBS 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의 첫 회 시청률은 11.6%, MBC 드라마 '메디컬 탑팀'의 첫 회 시청률은 7.3%였다.
[SBS 새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위), MBC 새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 사진 = SBS-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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