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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화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올 시즌이 끝나고 방출 통보를 받은 강동우가 16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치고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프로 16년(15시즌) 통산 1427경기에서 타율 2할 7푼(4613타수 1247안타) 75홈런 456타점 133도루의 성적을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나게 된 것.
강동우는 23일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몇일 전에(은퇴를) 결정했다"며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마음대로 안 되더라. 빠른 판단을 내리고 다른 길을 찾기 위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동우는 지난달 한화 이글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고 새 팀을 물색 중이었다. 그의 현역 연장 의지는 무척 강했다. 틈틈이 개인훈련을 하며 연락을 기다렸다. 하지만 최근 2년간 타율 2할 4푼 6리로 하락세를 보인 그를 원하는 팀은 없었다. 다소 많은 40세의 나이(한국 기준)도 걸렸다. 전화벨은 끝내 울리지 않았다. 그는 "연락이 없더라. 역시 나이가 많다는 게 걸린 모양이다"며 아쉬워했다.
지난 1998년 1차 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지명된 강동우는 데뷔 첫해 123경기에서 타율 3할 10홈런 30타점 74득점 22도루로 맹활약했다. 강동우 이후 신인이 규정타석 3할을 친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만큼 데뷔 첫해 임팩트는 대단했다.
하지만 강동우는 그 해 대구구장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수비 도중 펜스에 충돌,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당시 대구구장 펜스에는 완충재도 없었다. 부상 상태는 심각했다.
이후 재활에 몰두한 그는 다행히 2년 만인 2000년 말 돌아왔다. 그리고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매년 125경기 이상 출전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2002년과 2005년에는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부상에 대한 아픈 기억은 쉽게 지우지 못했다. 강동우는 "내 이름에 걸맞게 잘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는데 부상을 당한 게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다"고 말했다.
향후 진로를 고민 중인 강동우다. 그는 "조금 쉬면서 생각해볼 것이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그간 못 만났던 지인들도 만나면서 급하지 않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겠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아쉽고, 팬들도 많이 아쉬울 것이다"며 "방출 직후 많은 격려를 받았다. 다시 한 번 해보겠다고 약속했는데 잘 안 됐다. 좋은 길이 있지 않겠느냐"며 웃어 보였다
무엇보다 한화에 대한 고마움이 없을 리 없다. 강동우는 한화 이적 첫해인 2009년 10시즌 만에 3할 타율을 기록했다. 팀은 최하위(8위)에 그쳤지만 강동우에게는 잊지 못할 한해였다. 이후 2011년까지 팀의 붙박이 1번타자로 활약한 그는 철저한 몸 관리와 성실한 훈련자세로 후배들에게도 본보기가 됐다. 자신을 다시 일어서게 해준 구단에 성적으로 보답했다. 그가 "한화에서 좋은 기억이 많았다"고 강조한 이유다.
"2009년이다. 내가 다시 운동을 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팀이 한화다.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그게 가장 좋았다. 당시에는 '잘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잘됐다. 한화에서 좋은 기억이 많았다."
[강동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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