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는 누구보다 성공적인 오프시즌을 보냈다. 지난해와 견줘 타선은 확실히 무서워졌다. 하지만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줄 확실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글스의 거친 남자' 김태완의 반등이다.
김태완은 2010시즌을 마치고 입대하기 전까지 3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특히 2008~2009시즌에는 2년 연속 23홈런을 기록하며 파워 히터의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런 그가 2년간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하자 한화는 '다이너마이트 타선 부활'의 희망을 노래했다. 김응용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김태완을 올 시즌 4번 타자 후보로 점찍기도 했다. '스나이퍼' 장성호(롯데 자이언츠)를 송창현과 맞바꾼 것도 김태완을 믿었기 때문이다.
김태완은 지난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타격폼 교정을 위해 밤낮을 잊은 채 스윙 연습에 몰두했다. 연습장은 물론 숙소 주차장에서도 쉬지 않고 배트를 돌렸다.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연습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때려내는 등 타구의 질도 좋았다. 그에게 쏟아지는 기대는 어찌 보면 당연했다.
하지만 2년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개막 2연전에서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으나 이후 성적은 초라했다. 4월 16경기에서 45타수 8안타(타율 0.178)에 그쳤고, 부상까지 겹쳐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다. 한화 퓨처스팀 이정훈 감독은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하고 가라"며 부담을 덜어주려 애썼다. 그 결과 1군 복귀 2주 만인 5월 28일 LG 트윈스전서 시즌 첫 홈런을 결승포로 장식하며 반등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홈런 2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파워히터'의 면모는 온데간데없었다. 월간 타율 3할 5푼 7리(42타수 15안타)로 활약한 7월에도 홈런은 나오지 않았다. 6월 이후 41경기에서 단 하나의 홈런도 나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8월 이후 27경기에서는 타율도 1할 1푼 5리(52타수 6안타), 1타점으로 부진했다. 아쉬움만 한가득 남긴 채 복귀 후 첫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는 노릇. 김태완은 2008년부터 3년간 팀의 중심타자 역할을 했다. 입대 전 3시즌 동안 총 61개의 홈런을 때렸고, 289개의 삼진을 당했으나 사사구도 254개에 달했다. 그만큼 선구안도 뛰어났다. 통산 출루율도 3할 9푼 7리로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올해는 삼진(78개)이 볼넷(33개)의 2배가 넘었다. 출루율도 3할 2푼 4리까지 떨어졌다. 모든 공격 지표에서 데뷔 후 가장 좋지 않았다.
이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김태완은 시즌이 끝나자마자 젊은 선수들과 함께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해 일찌감치 내년 시즌 담금질에 돌입했다.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홈런왕이 목표다"며 자신감을 보이고도 최악의 성적을 남겼으니 어느 때보다 명예회복 의지가 강할 수밖에 없다.
한화로서도 김태완의 반등이 절실하다. FA 정근우-이용규를 모두 잡아 테이블세터 구축을 마쳤고, 발 빠른 외국인선수 펠릭스 피에를 3번에 배치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중심타자 김태균과 최진행도 업그레이드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여기에 김태완이 이전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무시무시한 타선이 완성된다. 김태완 스스로도 2년간의 공백으로 무뎌진 부분을 깨닫고 절치부심하고 있다.
한 감독은 "최소 3년은 비슷한 수치로 가야 평균치가 나온다"고 했다. 김태완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많은 이들이 그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는 이유다. 3년간 꾸준히 보여준 게 있으니 '올해 부진해도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래서 김태완의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된다.
김태완의 부활. 최근 5시즌 중 4시즌 최하위의 멍에를 쓴 독수리 군단의 명예회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한화 이글스 김태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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