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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태경 기자] '응답하라 1994'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에 존재감 확실한 카메오들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드라마였다.
종영을 2회 앞둔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응사')는 방송 전 '응답하라 1997'과 같은 '여주인공 남편찾기'라는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전편의 인기를 뛰어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를 캐릭터의 차별화와 줄지은 카메오 출연으로 드라마를 시청하는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했다.
'때로는 화끈하게, 때로는 풋풋하게'…반전 매력 성나정·쓰레기·칠봉
여주인공 성나정(고아라)은 거칠고 까탈스러운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자신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에 발끈하기를 잘하며 승부욕도 강하다. 하지만 그는 엄마 이일화(이일화)를 대신해 신촌 하숙 식구들의 식사를 챙기는 따뜻한 모습도 지녔다. 또 어느샌가 이성의 감정을 느끼게된 쓰레기(정우) 앞에선 여느 소녀들과 다를 것 없는 부끄러운 모습도 보여주며 거친 성격 이면에 숨겨진 따뜻하고 여린 소녀의 매력을 드러냈다.
성나정과 러브 라인을 그려온 쓰레기와 칠봉(유연석)의 상반된 매력은 시청자들을 '응사앓이'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모든 일에 무신경하고 행동이 칠칠치 못해 잘 하는 것이 하나도 없어 보였던 쓰레기는 학과에서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는 천재 의대생으로 밝혀졌으며, 그는 다른 여자들에게 특유의 무신경한 면모를 보이다가도 나정 앞에만 서면 세심하고 듬직한 오빠로 변해 여심을 사로잡았다.
칠봉은 대치동 출신의 '엄친아'이자 대학 야구 유망주로 극중 귀공자 이미지를 담당했다. 특히 그는 쓰레기를 사랑하는 나정을 묵묵히 바라보다가도 이따금씩 나정에게 자신의 마음을 단도 직입적으로 박력있게 표현하며 '짝사랑남의 정석'을 보여줬다.
'웃음은 우리가 책임진다!'…4인 4색 매력 조윤진·삼천포·해태·빙그레
세 사람의 로맨스가 극의 큰 틀을 이끌었지만, '응사'의 인기에 일등공신은 나정의 친구들이다. 먼저 신촌 하숙의 홍일점인 조윤진(도희)은 극 초반 서태지밖에 모르는 내성적인 소녀의 모습을 보이다 신촌 하숙 식구들과 여러 에피소드들을 겪게 되면서 숨겨왔던 화끈하고 쿨한 성격을 드러냈다.
고지식한 성격의 삼천포(김성균)는 남들과 어울리기 싫어하며 자신의 주관대로 행동하는 인물이었지만, 자신과 정반대 성격을 가진 해태(손호준)와 어울리며 어리숙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다. 해태는 여자 만나기를 좋아하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활달한 성격의 인물이다. 그는 친구들 앞에서 매번 바뀌는 여자친구들을 자랑하며 으쓱거렸지만, 결국 첫사랑과 결혼하며 순정남의 면모를 드러냈다.
빙그레(바로)는 혼자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는 극 초반 쓰레기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끼면서 동성애 코드를 그려나갔지만, 대학 시절 만난 선배(윤진이)와 결혼했다. 성나정의 부모 이일화와 성동일(성동일) 또한 극의 감초 캐릭터였다. 이일화는 신촌 하숙 학생들을 자식처럼 챙기는 따뜻한 모습으로 우리 시대 엄마들의 모습을 대변했다. 성동일은 현재 실제로 톱스타가 된 배우들을 보며 "뜨면 내가 장을 지진다"고 말하거나, 반짝 등장했다 사라진 시티폰의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매번 현실과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선사했다.
'도대체 몇 명이야?'…찾아보는 재미 쏠쏠했던 카메오들의 향연
'응사'에선 캐릭터들 만큼 존재감 강한 카메오들도 대거 등장했다. 첫 회부터 방송인 홍석천, 정당인 허경영, '꽃보다 누나'의 나영석 PD가 신촌 하숙에 들어왔다 하루 만에 쫓겨나는 학생으로 출연했다.
또 쓰레기의 주선으로 이루어진 성나정의 미팅 장면에선 정우, 손호준과 함께 영화 '바람'에 출연했던 배우 지승현, 이유준, 양기원이 깜짝 등장해 "그라믄 안 돼"라는 대사로 웃음을 안겼고, 나정과 함께 미팅을 나온 친구로 걸그룹 나인뮤지스 멤버 경리, 민하, 이유애린이 특별 출연했다.
갑작스럽게 군대를 가게된 해태의 선임으로는 배우 최종훈이 등장해 그가 출연 중인 '푸른거탑'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가수 김민종은 성나정의 결혼식 장면에 등장해 축가를 불렀고, 성동일의 실제 아들 성준은 극중 성나정의 동생 쑥쑥이로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배우 윤진이는 그간 동성애를 그리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던 빙그레의 미래 아내로 등장해 극의 반전을 이끌었다.
'SNL 코리아'로 얼굴을 알린 배우 서유리는 쓰레기의 첫사랑으로 등장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 방송인 전현무는 해태의 노안 후배로 등장해 연기에 도전했고, 걸그룹 레인보우 멤버 재경은 '연대 전지현'으로, 멤버 고우리는 '연대 엄정화'로 동반 출연했다. 그룹 바이브 멤버 윤민수는 '응사' 카메오 출연을 통해 첫 연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개그우먼 이경실은 성동일을 짝사랑한 고향 후배로, 배우 연준석은 빙그레의 동생으로, 배우 고창석의 아내 이정은은 삼천포의 엄마로, 배우 조재윤과 김병춘은 각각 쓰레기의 둘째형, 성동일의 오랜 친구 정만호로 등장해 극을 보는 재미를 더했다.
마지막으로 '응답하라 1997'에 출연한 가수 겸 배우 서인국을 비롯해 걸그룹 에이핑크 멤버 정은지, 그룹 인피니트 멤버 호야, 배우 신소율도 '응사' 카메오로 나서 제작진과의 의리를 과시했다.
각양각색의 캐릭터들과 연이은 카메오 출연으로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던 '응사'는 27일과 오는 28일 오후 8시 40분 각각 20회와 마지막회가 방송된다.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한 '응답하라 1994'. 사진출처 = tvN 방송화면 캡처]
남태경 기자 tknam110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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