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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추신수가 공식적으로 텍사스맨이 됐다.
추신수가 28일(이하 한국시각) 텍사스 입단식을 치렀다. 추신수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텍사스맨으로 활약한다. 추신수의 텍사스 계약이 성사된 뒤 미국 현지에서 수많은 전망 및 분석 기사가 쏟아졌다. 그 중에선 추신수의 능력을 인정하며 대형계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30대 초반의 FA에게 너무 과한 계약을 안겼다는 평가도 있었다.
실제로 미국스포츠매체 ESPN의 24일 설문조사에 따르면, 텍사스와 추신수의 7년 1억3000만달러 계약 자체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사람이 62%였다. 물론 붙특정다수 약 3만7000여명의 견해이지만, 확실한 건 추신수가 텍사스에서 신시내티 시절처럼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선 추신수가 받아들여야 할 몇 가지 변화가 있다.
▲ 톱타자 아닌 다른 타순에 배치된다면
미국 언론에선 대체로 추신수가 내년 텍사스 톱타자를 맡아야 한다고 본다. 실제로 올 시즌 톱타자 이안 킨슬러가 디트로이트로 떠났다. 텍사스는 대신 프린스 필더를 영입해 중심타선을 보강했다. 그런데 론 워싱턴 감독의 정확한 의중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텍사스 언론에선 상황에 따라 추신수가 2번, 혹은 중심타순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엘비스 안드루스가 톱타자를 맡고 추신수가 2번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추신수가 출루 능력만큼이나 상황에 맞는 팀 배팅에 능하기 때문이다. 추신수가 3번 혹은 5번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테이블세터는 안드루스와 레오니스 마틴이 맡을 수 있다. 실제로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시절엔 3번타자로 꾸준히 출전하며 중심타자의 이미지가 강했다.
텍사스는 올 시즌 마운드보다 타선의 득점생산력이 약했다. 워싱턴 감독이 추신수의 다재다능함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타순 변화가 의외로 자주 일어날 수 있다. 만약 추신수가 타순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제 몫을 해준다면 구단과 팬들, 언론의 신뢰는 당연히 더욱 높아질 것이다. 만능 플레이어의 입지가 더 강해질 것이다.
▲ 중견수 아닌 좌익수를 맡는다면
추신수는 원래 우익수다. 과거 시애틀 시절 메이저리그 데뷔가 예상보다 늦어진 이유는 스즈키 이치로와 포지션이 겹쳤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 시절 우익수로 뛴 그는 올 시즌 신시내티서 중견수로 뛰었다. 우익수에 제이 브루스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추신수가 신시내티에 입단할 때 ‘중견수 추신수’의 수비력에 걱정을 보내는 시선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실책 4개를 기록한 추신수는 강한 어깨와 준수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물론 매우 좋은 중견수 수비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텍사스에서도 올 시즌처럼 포지션 변화와 적응기가 필요할 것 같다. 텍사스에도 주전 중견수와 우익수가 있다. 레오니스 마틴과 알렉스 리오스. 이들은 전문 중견수, 우익수다. 텍사스 언론에선 추신수의 좌익수 전향 가능성을 점친다. 올 시즌 텍사스 좌익수는 넬슨 크루즈였는데, FA로 풀린 상태다. 이미 추신수는 크루즈의 등번호 17번을 꿰찼다. 텍사스 언론들은 텍사스가 FA 크루즈를 붙잡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좌익수는 중견수와 또 다르다. 익혀야 할 중계 플레이의 동선과 호흡이 다르다. 하지만, 대체로 추신수에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좌익수가 중견수보다 수비 범위가 좁고, 우익수보다 강한 어깨를 뽐내야 할 상황이 적기 때문이다. 오히려 추신수 특유의 강한 어깨를 의식해 상대 2루주자가 단타에 홈에 쉽게 파고 들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추신수로선 중견수로 포지션을 변경했을 때보다 좌익수 수비 적응이 더 쉬울 수도 있다.
▲ 대박 계약의 그림자
추신수의 계약 규모를 두고 말이 많다. 추신수의 대박 계약에 리스크가 있다고 보는 입장에선 금액보단 햇수를 지적한다. 올해 만 31세인 추신수가 텍사스와의 7년 계약이 끝나는 2020년엔 만 38세가 되는 것. 아무래도 타자의 경우 30대 중반이 넘어서면 스윙스피드가 급격하게 둔해지고 수비 범위가 좁아지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전반적으로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의 FA들이라고 해도 5년 이상의 장기계약엔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
어쨌든 추신수는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협상력을 바탕으로 장기계약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은 성적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과거 텍사스 언론은 5년 6500만달러짜리 계약을 맺은 FA 박찬호가 첫해부터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자 거침없는 독설로 박찬호를 더 힘들게 했다. 미국 언론들의 전반적인 특성이 그렇다. 고액연봉자들이 조금이라도 주춤할 경우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이를 피하거나 극복하는 것 모두 추신수의 몫이다.
수 많은 선수가 오고 떠나는 메이저리그서 입단식을 하지도 않고 입단하는 선수가 부지기수다. 그러나 텍사스는 추신수를 크게 환영했다. 그만큼 추신수를 특별한 존재로 생각한다. 또한, 추신수는 최근 스토브리그서 연일 미국 주요 언론에 거론되며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거듭났다. 하지만, 화려함 뒤엔 그림자도 있다. 부와 명예를 거머쥔 추신수가 짊어져야 할 책임감과 부담감은 확실히 더 커졌다. 앞으로 추신수를 지켜볼 사람은 예전보다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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