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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걱정은 필요하지 않았다.
추신수는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롯데호텔 홍보대사 위촉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신시내티 레즈를 떠나 최근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의 금액에 계약을 맺은 추신수는 이날 입국한 데 이어 기자회견까지 바쁜 하루를 보냈다.
텍사스에서 추신수가 겪을 가장 큰 변화는 수비 위치의 변화다. 익숙한 1번 타순에 배치될 추신수에게는 아메리칸리그도 익숙하다. 시애틀 매리너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생활했던 추신수는 내셔널리그보다 아메리칸리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다만 좌익수라는 자리는 메이저리그에서 많이 경험하지 않은 수비 포지션이다.
하지만 걱정은 없었다. 추신수는 "올해 다른 중견수만큼 하지는 못했지만 처음 하는 것 치고는 중견수 수비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 코너 외야수로 돌아가면 중견수보단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견수도 해봤는데 뭘 못할까 싶다. 타순이나 수비 위치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우익수로 가장 많이 나섰던 추신수지만, 올해는 신시내티 레즈에서 중견수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낯선 위치였지만 추신수는 중견수 수비에서 서툰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좌익수는 중견수에 비해 오히려 더 편하다는 것이 추신수의 생각이다.
좌완투수를 상대로 기록은 나빴지만, 자신감은 변하지 않았다. "잘 해왔는데 좌완에 약했다는 것으로 인해 반쪽짜리 선수가 된다는 게 힘들었다"며 힘들었던 시간에 대해 설명한 추신수는 "당시에는 기술이 아닌 정신적인 문제였기 때문에 정신과 의사도 만나보고, 좌완투수 공을 잘 치는 타자들에게도 물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타석에서 내 것을 가져가야 하는데, 나는 못 친다는 생각으로 겁을 먹고 있었다. 당시에는 좌완투수가 움직이기만 해도 공이 날아오는 느낌을 받았다. 그걸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가족이었다. 여기서 겁을 먹고 물러서면 우리 가족은 바깥으로 내몰린다는 생각으로 싸웠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정면으로 맞서자 나아갈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추신수는 "그러다 공이 잘 맞기 시작하니 자신감이 생겼다. 지금도 왼손 투수의 공을 못 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잘 맞은 타구도 많았지만 기록에 나타나지는 않는다. 신경쓰지 않으니 더 나아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추신수가 연 2000만 달러 가까이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도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추신수에게 좌익수는 새로운 도전이지만, 새로운 자리에서 더 빛났던 추신수라면 텍사스에서도 출루와 수비에서 팀에 도움을 주는 5툴 플레이어로 더욱 거듭날 수 있다.
[추신수.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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