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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제7기사단’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잊고 있는 것을 일깨우는 영화다. 명예, 정의, 신념 등 현사회에서 잊혀지거나 잃어버리고 있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
‘제7기사단’(감독 키리야 카즈야키)은 타락한 왕국, 절대 권력에 맞선 제7기사단이 펼치는 최후의 전투를 그린 대서사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모건 프리먼, 클라이브 오웬 등 믿고 보는 배우들과 ‘그래비티’, ‘다크 나이트’, ‘인셉션’ 등을 선보인 제작진이 합세해 눈길을 모았지만 국내에서는 배우 안성기와 박시연의 할리우드 데뷔작, 정두홍 무술 감독과 한국 시각 효과팀 모팩(MOFAC)의 참여로 화제가 됐다.
동서양의 배우, 스태프들이 모인 덕에 ‘제7기사단’은 독특한 색채로 완성됐다. 특정한 세계,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 않은 만큼 할리우드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는 동양 배우들이 튀어 보이지 않으며, 정두홍 무술 감독의 손에서 탄생한 동양적 액션들은 색다른 액션의 맛을 안긴다.
‘국민 배우’ 안성기는 자신을 많이 빼닮은 캐릭터로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린다. 그가 연기한 인물은 명망 있는 귀족 어거스트다. 그에게는 딸이 하나 있는데, 그 딸이 박시연이 연기한 한나다. 때문에 딸이 걱정돼 권력의 횡보를 일삼는 자신의 사위이자 부패한 장관인 기자 모트(엑셀 헨니)에게 쉽사리 대항하지 못하고 신념과 가족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을 보인다.
평소 선하고 인자할 뿐 아니라 소외 계층을 위한 활동도 많이 하는 등 ‘모범의 전형’으로 여겨지는 안성기는 어거스트를 연기하며 특유의 진중함과 무게감을 발산한다. 여기에 안성기의 실제 이미지가 더해져 한층 더 진실된 인물처럼 느끼게 한다. 제작진은 엔딩크레딧에서 모든 모든 배우들의 이름이 등장한 후 ‘WITH 성기 안’이라고 덧붙이며 그에 대한 예우를 표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모습은 ‘명예는 가지고 태어나지만 잃어버리는 것 뿐’이라고 말하는 ‘제7기사단’과 많이 닮아 있다. 그 역시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명예를 딸로 인해 잠시 잊어버릴 위기를 맞는다. 또 영화 속 주인공들은 “명예로운 상처는 스스로 입히는 것”이라는 말처럼 스스로 상처입힘으로써 자신의 명예를 되찾으려 한다.
‘제7기사단’은 지금은 사라진 덕목들에 대해 말한다. 외양은 시선을 빼앗는 화려한 액션으로 무장됐지만 그 안에는 속이 잘 여문 알맹이로 가득차 있다. 오는 10일 개봉.
[영화 ‘제7기사단’ 스틸. 사진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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