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락 없는 넥센불펜, 6⅔이닝 버텨내고 3위 견인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넥센 불펜과 두산 불펜의 희비가 엇갈렸다.

9일 서울 목동구장. 승차 없이 3~4위인 두산과 넥센이 2연전 마지막 대결을 치렀다. 이 경기의 승자가 무조건 3위. 물론 아직 20여 경기가 더 남아있기에 지금 순위가 최종순위를 의미하진 않는다. 하지만, 맞대결서 패배, 순위가 떨어지는 걸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팀이 있을까. 더구나 두 팀은 포스트시즌서 만날 가능성도 크다. 절대 물러설 수 없었다.

마운드 기용에서 두산 김태형 감독, 넥센 염경엽 감독의 승리를 향한 집념이 느껴졌다. 김 감독은 선발 허준혁이 4회 2사 이후 내야진 실책으로 흔들리자 곧바로 불펜을 가동했다. 5-1로 앞선 상황이라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더구나 이날 우측 서혜부 부상을 털고 돌아온 더스틴 니퍼트도 불펜에 가세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두산은 니퍼트, 오현택이 잇따라 무너지며 4위로 추락했다.

넥센 타선은 니퍼트, 오현택을 공략했다. 3~5회 각각 1득점하며 계속해서 두산 마운드에 부담을 안겼다. 그리고 6회에만 니퍼트, 오현택 상대 7득점하며 특유의 폭발력을 과시했다. 넥센 역시 선발 문성현이 2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며 1-5로 끌려갔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이후 나온 투수들이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넥센은 현재 마무리 손승락이 1군에 없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까지 내다봤다. 손승락에게 휴식을 주고 있다. 물론 대안은 있었다. 한화에서 이적한 양훈을 시작으로 김대우, 조상우, 한현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후반기에 불펜으로 돌아온 한현희가 손승락 대신 임시 마무리를 맡았고, 조상우가 메인 셋업맨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1차적으로 양훈이 2⅔이닝 무실점, 김대우가 2이닝 무실점으로 버텨낸 게 컸다. 넥센 타선은 두 사람이 호투하는 사이 흐름을 서서히 뒤집었다. 이후 리드를 잡자 조상우, 한현희. 기존 필승계투조가 승부를 마무리했다. 5점 리드였으나 염 감독은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그럴 이유도 없었고, 그럴 상황도 아니었다. 넥센도 이길 수 있으면 이기고, 3위로 올라서는 게 필요했다.

결국 넥센 불펜이 니퍼트, 오현택이 합계 6자책한 두산 불펜에 판정승을 거뒀다. 무려 6⅔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그것도 손승락 없이 일궈낸 성과였다. 그 결과 넥센은 3위 도약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양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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