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가 이른바 '대포주사'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이병훈 SPOTV 해설위원이 지난 5일 한 인터넷 방송에서 이를 언급하면서 논란이 불거진 것.
당시 대전 한화-두산 베어스전 해설을 맡은 이 위원은 중계 도중 "하나만 얘기한다. 김성근 감독이 타자를 쉬게 해 주는 감독이냐. 요즘 한화 주전 선수 대부분이 무조건 대포주사 맞고 야구장에 온다고 알고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다.
한화 타자들이 올 시즌 내내 밤낮을 잊은 채 특타를 실시한 것과 계투진의 과부하까지 맞물리면서 당시 이 위원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게다가 '대포주사'로 불리는 데포메드롤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의해 경기 기간 중 금지약물로 분류돼 있어 더 관심을 끈 것도 있다.
그런데 금지약물이라고 해도 경기력 향상이나 근육 강화제와는 성격이 다르다. 데포메드롤에 함유된 메틸프레드니솔론은 국소마취제다. KADA 관계자는 11일 통화에서 "데포메드롤에는 치료 목적으로 쓰이는 메틸프레드니솔론 성분이 들어있고, 이는 체내에서 작용한다. 프레드니솔론은 주로 햄스트링, 무릎, 어깨 등 관절에 통증을 호소하는 선수들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한 번 주사를 맞으면 금방 통증이 사라진다"는 게 야구인들의 전언이다.
물론 치료목적 사용면책(TUE)을 신청하면 시즌 중에도 투약 가능하다. 아마추어 종목 선수들의 경우 투약 기간을 명시해 신청서를 제출한 뒤 KADA의 심사를 거쳐 사용 가능하다. KADA 관계자는 "신청서에 사용 기간을 명시해야 하고, 경기력 향상이 아닌 치료 목적으로만 투약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BO리그 소속 선수들은 KBO 반도핑위원회에 TUE를 신청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야구 관계자는 "한화 선수들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맞는 게 아니다"며 "부상 부위 치료 목적으로 쓰이는 주사인데, 한화가 워낙 훈련량이 많다 보니 더 부각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이번 논란에 불쾌함을 감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이용찬(당시 두산)이 소변 샘플에서 경기 기간 사용 금지약물에 해당하는 글루코코티코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베타메타손이 검출돼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당시 KBO 반도핑위원회는 "이용찬이 제출한 진료 기록을 통해 약물이 질환 치료 목적으로 사용된 부분은 인정하나 KBO 도핑금지 규정에 명시된 TUE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즉 데포메드롤도 TUE를 제출해 승인을 받으면 사용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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