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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봐야 했다. 하마터면 강설리(박한별)의 사랑을 응원할 뻔했다.
13일 밤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 연출 최문석)에서 설리는 역대급 대사를 쳤다. 실험실 폭발 사고에서 최진언(지진희)를 목숨 바쳐 구해낸 설리는 깨어나자마자 진언의 병실을 찾았다.
같은 시간 병실에서 쫓겨난 진언의 아내인 도해강(김현주)은 멀리 떠나지도 못한 채 문 앞 간이의자에 앉아 있었고, 설리와 마주쳤다. 해강은 설리의 길을 막아섰다. 설리는 해강에게 "남의 걸 훔쳤다고 생각 안 한다. 사랑이 제게 왔을 뿐"이라며 "무뚝뚝하게 왔지만 그래도 용기 내서 성큼성큼 내 앞으로 와줬다. 이 사랑을 놓치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 봤자 불륜이야"라고 독설한 해강에게 설리는 "불륜이 뭔데요? 해서는 안 되는 사랑? 사랑해야 되는데 사랑 안 하는 사람들이 불륜 아니냐"고 당당했다. 이어 "사랑할 수 있을 때 후회 없이 사랑 할거다. 세상의 시선보단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이 저에겐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리의 고백은 해강을 멈칫하게 했다. 설리가 순간 설득한 것은 해강인 동시에 시청자들이기도 했다. 자신의 사랑을 운명적이고,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포장해 아름답게 그렸다. 누구나 갖고 있는 운명적인 사랑에 대한 로망을 건드렸다. 치기 어린 설리의 사랑 타령에는 본능적인 감정만 있었을 뿐, 도덕이나 윤리는 허물어진 상태였다. 가정이 있는 남자를 향한 사랑, 그건 단순히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그려질 수는 없는 문제다. 그 찰나의 감정이 얼마나 큰 비극을 낳는지 우리는 많이 봐 왔다.
현재 '애인있어요'는 진언과 설리의 불륜, 사랑을 잃은 해강의 처절함에 포커스가 맞춰졌지만 해강과 설리의 구도는 향후 역전되며 '가슴이 기억하는', '처음으로 돌아오는' 사랑을 그릴 전망이다. 다만, 이들의 불륜이 미화되는 것은 '애인있어요'가 지향하는 사랑의 모습을 더욱 드라마틱하고, 극대화해 연출하기 위한 장치라고 해도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나중에 주워 담을 거라고 하지만, 여전히 불편하다.
[사진 =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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