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새롭게 LG에 왔으니 야구 잘 하는 일만 남은 것 같다"(임훈) "기왕 이적을 하게 됐으니 SK에서 잘하고 싶다"(정의윤)
이적생들의 각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윈윈 트레이드 사례로 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
트레이드 마감일을 일주일 앞둔 지난 7월 24일,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는 3대3 대형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LG는 정의윤, 신재웅, 신동훈을 내주고 SK는 임훈, 진해수, 여건욱을 건네는 조건이었다.
어찌 보면 참 특이한 트레이드였다. 보통 트레이드에서는 부족한 포지션을 메우기 위해 이뤄지는데 정의윤과 임훈은 외야수, 신재웅과 진해수는 좌완투수, 신동훈과 여건욱은 우완투수로 비슷한 위치의 선수들끼리 맞교환된 것이었다.
하지만 포지션은 같아도 다른 유형의 선수들이었다. 이 트레이드의 골자는 정의윤과 임훈으로 볼 수 있다. 고교 시절부터 타고난 파워로 주목 받았던 정의윤은 드넓은 잠실에서 해방돼 잠재된 파워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LG에서 1,2군을 오가며 홈런 1개도 터뜨리지 못한 정의윤은 SK 이적 후 무려 홈런 11개를 터뜨리는 반전을 보였다. "팀의 약점으로 지적된 우타 거포를 보강했다"는 SK의 기대가 딱 들어 맞았다. 시즌 성적도 타율 .294 11홈런 43타점으로 뛰어 올랐다. 정의윤의 합류가 없었다면 SK가 시즌 막판까지 5강 싸움을 이어갔을지 의문이다.
임훈의 활약은 또 어떤가. LG에 합류하자마자 1번타자와 중견수 자리를 꿰찬 그는 공격과 수비 모두 팀 전력에 플러스가 되고 있다. 양상문 LG 감독은 "잠실구장은 특히 외야에서는 수비가 중요하다. 임훈을 데려온 이유도 그렇다"라고 했는데 기대했던 수비는 물론 공격까지 잘 해주고 있다. 타율 .280 1홈런 21타점 3도루를 기록 중인 임훈은 LG 합류 후 3할 타율(.307)을 치는 중이다.
과연 이들이 트레이드가 되지 않고 그대로 친정팀에 남았다면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까. 이런 게 바로 트레이드의 묘미다. 선수와 팀 사이에도 궁합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팀 사정에 따라 그 선수의 가치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또한 트레이드 자체가 선수에게는 자극제가 돼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SK 불펜에서 한 자리를 차지한 신재웅과 올해보다는 내년이 기대되는 진해수 역시 이 트레이드를 윈윈으로 이끌 수 있는 선수들이다. 나란히 팔꿈치가 아파 고생인 신동훈과 여건욱도 건강한 몸을 회복한다면 잠재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대가 있다. 정의윤과 임훈의 활약이 '중간점검'의 하이라이트였다면 잔여 경기를 넘어 내년 시즌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안길 것이다.
[임훈과 정의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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