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번 한국시리즈에도 1+1인가.
삼성은 사실상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했다. 25일 현재 매직넘버 5. 슬슬 한국시리즈 구상에 들어갈 시점이 됐다. 류중일 감독은 정규시즌이든, 단기전이든 선수 배치와 전략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는 편이다. 투타 주전이 탄탄한 삼성은 선수 운영 변동의 여지가 적다.
그런데 류 감독이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이 하나 있다. 선발투수 운영. 류 감독은 '선발 1+1'이란 개념을 처음으로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쉽게 말하면 선발투수 2명을 한 경기에 활용, 승률을 극대화하는 전략. 당연히 선발투수가 많은 팀만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피가로 돌아오면 최대 6명
현재 삼성 선발진은 윤성환, 차우찬, 장원삼, 타일러 클로이드, 정인욱으로 돌아간다. 여기에 에이스 알프레도 피가로가 어깨 피로누적으로 1군에서 말소된 상태. 그러나 정규시즌 아웃 가능성은 있어도 한국시리즈까지 나서지 못할 가능성은 낮다. 류 감독에 따르면 피가로는 삼성의 매직넘버 소멸과는 무관하게 어깨 상태가 완전히 회복될 경우 1군에서 실전을 갖는다. 정인욱이 아닌 다른 선발투수의 등판 일에 들어갈 수도 있다. 최대한 배려해주겠다는 것.
결국 삼성은 한국시리즈서 최대 6명의 선발투수를 활용할 수 있다.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서 필요한 선발은 4명이다. 2명이나 +1으로 붙일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지금부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날까지 선발투수 4명을 고민할 것이다. 물론 류 감독의 구상에 어깨 상태를 계속 체크해야 하는 피가로가 변수가 될 수는 있다.
▲+1의 조건
단기전 선발 1+1 전략에는 크게 2가지 효과가 있다. 단기전은 매 경기 이겨야 한다. 선발투수의 구위가 썩 좋지 않을 경우 벤치는 난감해진다. 초반부터 흐름을 상대에 넘겨줄 수 있기 때문. 이때 +1 선발을 곧바로 투입, 상대 흐름을 끊어내는 의도로 활용 가능하다.
또 하나는 기존 불펜진의 부담과 피로를 덜어주는 의미. 한국시리즈는 단기전이면서도 장기전의 성격을 갖고 있다. 투수들의 체력 안배도 필요하다. 그런데 단기전 특성상 필승조는 거의 매 경기 활용될 수밖에 없다. +1 선발투수가 상황에 따라 불펜진의 몫을 덜어줄 수 있다면 마운드 운영에 탄력을 받게 된다. 때문에 선발 후보 6명이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동안 최대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결국 +1 선발투수가 기존 선발투수만큼 똘똘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류 감독은 "1+1 전략이 성공하려면 뒤에 나오는 선발투수(+1)가 실제 선발투수와 구위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지 않아야 한다"라고 했다. 즉 선발진에서 탈락한 2명의 선발투수의 구위가 너무 떨어지면 1+1 전략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의미.
▲5인방의 최근 페이스
현재 피가로를 제외한 삼성 선발투수들의 페이스는 좋다. 에이스 윤성환은 20일 부산 롯데전서 5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여전히 가장 믿음직스럽다. 선발진에서 빠질 확률은 극히 낮다. 시즌 내내 크고 작은 기복이 있었던 차우찬은 8~9월에는 안정적이다. 8월 2승 평균자책점 3.45, 9월 2승1패 평균자책점 3.91. 차우찬은 페이스만 놓고 보면 선발진에 들어가는 게 맞다. 다만, 불펜 경험이 풍부한 것도 간과할 수 없다.
타일러 클로이드는 후반기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23일 수원 KT전서 8이닝 1피안타 9탈삼진으로 압도적 피칭을 했다. KT 타선이 후반기 강해졌다는 걸 감안하면 의미 있는 결과. 다만 좀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여전히 성적과 페이스만 보면 한국시리즈 선발진에 들어가는 게 불안하다. 클로이드는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서 불펜 경험을 갖고 있다.
장원삼은 9월 들어 급격히 안정감을 찾았다. 4경기서 1승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은 3.12. 1승만 보태면 선발 10승 5인방 배출의 금자탑을 쌓는 상황. 기복이 심했던 올 시즌 전체 성적만 보면 선발진에서 빠지는 것도 이상할 게 없지만, 최근 페이스가 좋다. 그리고 장원삼은 포스트시즌만 되면 괴물모드를 뽐냈던 것도 참고해야 한다. 선발진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
한편, 정인욱은 최근 2경기서 연이어 5이닝 2실점 호투했다. 하지만, 팀 내 비중과 성적을 모두 감안하면 한국시리즈 선발진에 들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류 감독 말대로 좀 더 강인한 1+1을 가동하려면 정인욱의 최근 2경기 연속 호투는 의미가 있다. 피가로가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결국 클로이드 차우찬 장원삼 중 1명이 +1로 돌아서야 한다.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 직전까지의 이들의 훈련 페이스를 지켜보고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다.
[삼성 선발투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