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인턴기자] 함덕주와 이현승이 매일 등판할 수는 없다.
두산 베어스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타선 폭발에 힘입어 모처럼 14-3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순위가 한 단계 상승, 같은날 한화에 패배한 넥센과 공동 3위가 됐다.
지난 9일 목동 넥센 전 패배 이후 17일 만의 순위 반등이다. 최근 유희관, 이현호, 더스틴 니퍼트 등 선발투수가 제 역할을 해줌에 따라 두산 특유의 선발야구가 살아난 결과다. 선발투수가 6~7이닝 정도 소화하면 윤명준, 함덕주, 이현승 등 필승계투진이 뒷문을 책임진다. 최근 5경기(4승 1패) 두산의 전형적인 승리 공식이다.
가을야구를 확정 지은 두산에게 이제 남은 목표는 단독 3위 도약. 지난 25일 두산 김태형 감독은 잠실 kt전을 앞두고 “요즘 다시 팀의 분위기가 좋아졌다. 이 분위기로 끝까지 시즌을 마무리 하고 싶다”며 최근 상승세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분명 두산의 ‘허슬두’ 야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상승세 속에서도 선발이 무너졌을 때 팀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투수가 한 명도 없었다.
두산은 지난 25일 잠실 kt전에서 2회에 무너진 선발투수 장원준 이후 노경은-진야곱-김명성-이원재 순으로 불펜을 가동시켰다. 하지만 진야곱이 kt 박경수에게 사실상 경기의 흐름을 내주는 투런포를 맞았고 김명성은 1이닝동안 5타자에게 3안타를 내주며 추가점을 허용했다. 7회초 두산이 3-6으로 추격을 하는 상황에서 불펜이 내준 적시타와 홈런이라 더욱 아쉬웠다.
두산 불펜의 최근 10경기 기록을 살펴보면 필승계투조 함덕주(평균자책점 2.70), 윤명준(평균자책점 2.40), 이현승(평균자책점 1.35)은 그야말로 철벽이다. 하지만 그 외 진야곱(평균자책점 18.32), 김명성(평균자책점 4.91), 오현택(평균자책점 9.00) 등 추격조의 성적은 필승조와 비교했을 때 형편없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졌을 경우 경기를 내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두산의 타선은 현재 리그 상위권이다. 팀타율 3위(0.290)에 9명 선발라인업 중 타율 0.250 이하인 타자가 한 명도 없다. 추격조가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해줬을 때 경기 후반 얼마든지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팀 타격이다.
선발투수가 항상 퀄리티스타트 이상을 기록할 수 없고 함덕주, 윤명준, 이현승이 매 경기 등판할 수도 없는 법이다. 불펜의 양극화가 계속 심화된다면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번번히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두산이 올 시즌도 가을야구 진출에만 만족해야 할 수도 있다. 우승에 목마른 두산의 추격조 부활이 시급하다.
[두산 베어스 진야곱.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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