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박병호에게 한계란 없다.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는 2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저스틴 저마노를 상대로 시즌 52번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홈런으로 박병호는 지난해 자신이 세운 한 시즌 최다홈런 타이를 이뤘다. 이제 남은 경기에서 1개 홈런만 때려도 또 다시 개인 기록을 경신한다.
그에게 놀라운 것은 비단 홈런 숫자만이 아니다.
▲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더욱 어려운 것이 '수성'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박병호의 야구 인생은 2011년 전후로 나뉜다. 박병호는 2011시즌 중반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 된 이후 강한 인상을 남기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2012년부터 KBO리그는 '박병호 세상'이었다. 그는 2012시즌 타율 .290 31홈런 105타점 20도루를 기록했다. 최근 올리고 있는 박병호의 성적과 비교하면 초라할 정도지만 당시에도 홈런왕, 타점왕, 정규리그 MVP는 그의 몫이었다. 오랜 어둠을 뚫고 드디어 인생역전을 이룬 순간이기도 했다.
물론 2012시즌 활약을 펼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많은 이들에게 더 어려운 것은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이를 지키는 것이다. 목표를 이루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나태해질 수 있으며, 상대의 견제도 예전과는 비교를 할 수 없다.
박병호는 모든 우려를 지웠다. 2012시즌 이후 그의 성적 중 줄어든 수치는 도루, 단 하나 뿐이다. 타격 기술은 더욱 정교해졌으며 선구안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박병호는 홈런 타자이기도 하지만 올시즌까지 3년 연속 3할을 기록한 3할 타자이기도 하다.
박병호는 기술은 물론이고 정신적인면에서도 진화를 거듭했다. 어떤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약간 흔들리는 듯 싶으면 곧바로 제자리로 돌아왔다. 넥센에게 언제나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박병호라는 존재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2012시즌 이후 박병호의 성적을 보고 있으면 놀라움, 그 자체다. 일단 박병호 상징과도 같은 홈런수를 보면 2012시즌 31개에 이어 2013시즌 37개, 지난해 52개를 때렸다. 올시즌에는 남은 5경기에서 1개를 추가하면 개인 최다 기록을 경신한다.
물론 올시즌에는 지난해보다 경기수가 18경기 늘었다. 하지만 경기수가 늘어난 부분이 성적 경신에 유리할 수는 있어도 이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어렵사리(?) 타이를 이룬 홈런과 달리 타율은 지난해를 압도적으로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303였던 타율은 .348로 수직 상승했다. 2013시즌 .318, 2014시즌 .303에 이어 3년 연속 3할 타율을 사실상 확정 지었다.
타점은 2012시즌 105타점, 2013시즌 117타점, 2014시즌 124타점에 이어 올해 143타점을 올렸다. 이제 이승엽이 기록 중인 KBO리그 기록 144타점 경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다른 기록 역시 마찬가지다. 출루율은 2012시즌 .393에 이어 2013시즌 .437, 2014시즌 .433에 이어 올해 .441을 남기고 있다. 장타율은 2012시즌 .561, 2013시즌 .602, 2014시즌 .686에 이어 올시즌에는 대망의 '7'을 찍었다. .724라는 놀라운 장타율. 덕분에 1.165라는 '미친 OPS'가 나왔다.
선수의 노력을 단순히 숫자로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선수의 노력이 없었다면 4년 연속 '상승' 밖에 모르는 성적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더욱 심해지는 견제, 늘어가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이뤄낸 결과이기에 박병호의 '타율 .348 52홈런 143타점'은 더욱 위대하다.
▲ 박병호 2012시즌 이후 성적 변화 (2015시즌은 27일까지)
2012시즌-타율 .290 31홈런 105타점 76득점 출루율 .393 장타율 .561 OPS .954
2013시즌-타율 .318 37홈런 117타점 91득점 출루율 .437 장타율 .602 OPS 1.039
2014시즌-타율 .303 52홈런 124타점 126득점 출루율 .433 장타율 .686 OPS 1.119
2015시즌-타율 .348 52홈런 143타점 126득점 출루율 .441 장타율 .724 OPS 1.165
[넥센 박병호.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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