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이정현과 박찬희, 두 87년생 동갑내기가 있어 올 시즌 KGC의 플레이오프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17일 오전 현재 23승 17패로 삼성과 공동 4위에 올라있다. 6위 동부와 7위 KT의 승차가 6경기까지 벌어져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부터는 3위 혹은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해 또 다른 경쟁을 펼쳐야 한다.
박찬희, 이정현, 오세근, 양희종, 강병현 등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구축한 KGC는 당초 문태영,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빠진 모비스를 제칠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실제로 3라운드 초반까지 홈 13연승, 개막 후 홈 10연승, 7연승을 달리며 선두권을 위협하기도 했다.
양희종, 오세근 등 주축 포워드 라인의 부상, 찰스 로드의 개인사 등으로 현재는 1위 모비스와 4경기 반차까지 벌어진 상황. 순위는 4위지만 올 시즌 득점 1위(83.1점), 스틸 1위(8.6개), 3점슛 1위(8.3개), 블록 2위(3개)로 선두권에 못지 않는 화끈한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87년생 동갑내기’ 이정현과 박찬희가 있다.
그들의 인연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찬희와 이정현은 2010년 드래프트 당시 각각 1라운드 1, 2순위로 KGC의 전신 안양 KT&G 카이츠에 입단했다. 당시 KT가 이정현을 선발했지만 나이젤 딕슨과 도널드 리틀의 트레이드 조건에 따라 이정현이 KT&G 유니폼을 입은 것.
시작은 ‘1순위’ 박찬희가 더 좋았다. 이정현보다 출전 기회를 더 많이 얻으며 데뷔 시즌인 2010-2011시즌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 챔피언 결정전 우승과 함께 이정현이 식스맨상을 수상하며 꽃을 피웠다. 두 선수는 끊임없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현재 KGC 농구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이정현은 올 시즌 초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박)찬희와 대학 시절부터 학교는 멀어도(박찬희는 경희대, 이정현은 연세대) 주말마다 만나서 밥도 먹고 친하게 지냈다”면서 “같은 팀에 들어와 막내 일을 같이 하면서 서로 의지가 많이 됐다. (박)찬희와는 포지션 상 코트에서 서로 공존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려고 노력한다”고 두 선수 간의 친분을 자랑했다.
올 시즌 기록을 살펴보면 이정현이 국내 선수 득점 1위(16.5점), 3점슛 1위(2.44개), 스틸 1위(1.75개), 박찬희는 국내 선수 스틸 3위(1.48개)로 두 선수 모두 팀의 막내에서 KBL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9월에는 2015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나란히 뽑히기도 했다.
지난 15일 SK전 승리 이후 두 선수가 함께 잠실학생체육관 인터뷰장에 들어섰다. KGC 영광의 순간부터 부진했던 시절까지 모두 경험한 두 선수는 이번 시즌 순위 싸움에 대한 각오가 남달랐다. 팀에 대한 자부심 또한 그 어느 선수들보다도 높았다.
먼저 이정현은 “찰스의 개인사, 부상선수가 겹치며 우승권 전력임에도 현재 위치에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어느 누구와 붙어도 무서운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팀의 조직력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찬희 역시 “중요한 건 선수들의 의지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마음만 다진다면 부족한 부분을 채워 강함 팀이 될 수 있다”며 이정현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분명 다른 팀들이 우리를 껄끄러워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정현과 박찬희, 두 87년생 동갑내기가 신인시절 경험했던 KGC의 전성기를 다시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정현(좌)과 박찬희(우)(첫번째 사진), 이정현(가운데)과 박찬희(좌)(두번째 사진). 사진 = KBL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