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셈법이 복잡해졌다.
모비스와 오리온의 선두다툼이 클라이막스에 돌입했다. 정규시즌 우승팀, 준우승팀은 똑같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다. 그러나 기왕이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게 선수단 사기에 좋다.
2위와 3위의 격차가 단 2경기다. 2위 추락이 곧 4강 직행 실패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때문에 모비스의 선두수성, 오리온의 선두 탈환은 모두 중요한 키워드다. 최근 두 팀의 선두경쟁에 대한 셈법이 좀 더 복잡해졌다. 결말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오리온이 22일 전자랜드를 잡았다. 그리고 모비스가 23일 동부에 졌다. 두 팀의 승차는 0.5경기로 좁혀졌다. 모비스와 오리온은 30일 고양에서 5라운드 맞대결을 갖는다. 애런 헤인즈와 최진수의 복귀전이기도 하다. 현재 흐름이 이어질 경우 2월 13일 6라운드 맞대결(고양)이 우승결정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
▲장기화되는 저조한 득점력
선두 모비스의 최대고민은 저조한 득점력이다. 평균 78점의 모비스 득점력은 리그 8위. 2라운드서 평균 85.1득점했던 모비스는 3라운드 77.7점, 4라운드 74.4점에 이어 5라운드에는 72.3점으로 떨어졌다. 동부전서는 시즌 최소 57점에 그쳤다. 최근 10경기 중 6경기서 5~60점대 득점에 그쳤다.
모비스의 득점력 침체는 약 1개월간 지속되고 있다. 유재학 감독은 처방전을 내놓았다. 공격 템포를 끌어올려 공격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수 모두 하프코트를 넘어가는 속도가 느리고, 발 빠른 선수가 적고, 슛 찬스가 나도 머뭇거린다고 했다. 근본적으로 예년보다 멤버가 약하고 백업 전력이 두껍지 못한 부작용이라는 평가다.
모비스는 이번주에 23일 단 한 경기만 치렀다. 휴식일이 길었다. 결과적으로 긴 휴식이 독이 됐다. 그러나 유 감독은 올스타브레이크 전후로 꾸준히 득점력을 높이는 훈련을 진행해왔다. 시즌 막판 득점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선두를 수성한다는 보장은 없다. 당장 24일 오리온에 공동선두를 허용할 수 있다. 2위로 추락, 3위 KCC의 추격에 휩싸일 수도 있다. 한 마디로 지금 모비스는 시즌 최대위기다.
▲부상악재
오리온은 조 잭슨의 KBL 적응, 제스퍼 존슨의 몸 상태 회복으로 애런 헤인즈가 있었던 시즌 초반의 경기력을 되찾았다. 실제 최근 잭슨, 존슨과 국내선수들의 효율적인 패스게임은 물이 올랐다. 외국선수, 국내선수 모두 이타적이다. 그리고 2~4번 미스매치를 활용할 수 있다. 전원 외곽슛 능력을 갖췄다. 존슨이 투입될 때 특유의 스위치 디펜스 위력도 여전하다. 공수 밸런스가 최고수준으로 올라왔다. 5라운드 평균 득실마진은 +7점.
오리온은 6일만 버티면 헤인즈가 돌아온다. 헤인즈의 몸 상태만 좋다면 국내선수들의 좋은 조직력에 헤인즈의 결정력이 가미, 더 좋은 경기력을 뽐낼 수 있다는 자체 진단까지 내린 상태였다. 최근 모비스의 하락세를 감안, 다시 선두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오리온은 최근 다시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허일영이 14일 LG전서 갈비뼈에 부상했다. 김동욱은 22일 전자랜드전서 왼쪽 발목에 부상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허일영은 30일 모비스전서 복귀할 것 같다"라고 했지만, 김동욱의 복귀시점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두 사람의 부상 결장은 오리온으로선 치명적이다. 허일영은 오리온에서 외곽슛이 가장 정확하다. 패스센스와 수비력을 겸비한 김동욱은 2번에서 미스매치를 유발하는 카드. 두 사람은 팀 내에서 가장 유용한 공수옵션이다. 두 사람의 결장이 길어지지 않더라도 컨디션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면 오리온의 선두탈환은 장담할 수 없다.
▲중상위 그룹 행보
중, 상위권 그룹들이 모비스와 오리온을 쉽게 끌어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크게 밀려난 상태도 아니다. 특히 3위 KCC는 2위 오리온에 단 2경기 뒤졌다. 시즌 막판인걸 감안하면 KCC의 2위 도약이 쉬운 목표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모비스와 오리온의 악재를 감안하면 4강 플레이오프 직행에 욕심을 내는 건 당연하다. 3~6위 그룹 중에서 최근 페이스도 가장 좋다. 추승균 감독도 "최대한 위로 올라가고 싶다"라고 했다.
KCC는 허버트 힐 가세로 하승진의 부담감이 줄었다. 그리고 추 감독은 지역방어와 도움수비&로테이션, 2대2 수비를 강화, 경기력 기복을 최소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추 감독은 "빅맨이 외곽으로 승진이를 끌어낼 때 수비가 중요하다. 승진이에게 헷지(스크린을 받은 드리블러를 따라가서 견제하고 떨어지는 것)를 한 뒤 바로 뚝 떨어지지 말고 약간 옆으로 떨어지라고 주문한다"라고 했다. 하승진이 외곽까지 나갈 때 작은 선수들의 컷인까지 최대한 봉쇄하겠다는 의도.
삼성도 최근 2연패로 주춤하지만, 에릭 와이즈 가세 후 시즌 막판 공수밸런스가 대체로 좋아지고 있다. 보합세의 KGC도 주전들의 컨디션 관리가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언제든지 치고 올라올 수 있다. 동부도 최근 하락세지만, 김주성이 시즌 막판 복귀하면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3~6위팀들이 정규시즌 대역전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4강 직행을 노릴 정도의 저력은 갖고 있다. 실질적으로 1~6위 팀들의 전력 차이는 거의 없다. 모비스와 오리온의 선두다툼 셈법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모비스와 오리온 맞대결(위, 가운데), KCC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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