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연승을 하는데 이렇게 오래 걸릴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GS칼텍스는 24일 도로공사전에서 3-1로 승리,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다. 지난 19일 흥국생명전을 3-0으로 완파한데 이어 도로공사전에서도 1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따내는 끈기가 빛을 발했다.
연승이 워낙 늦게 찾아와서 그런지 아직 GS칼텍스는 9승 13패(승점 29)로 4위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4위도 연승으로 오른 순위다.
GS칼텍스는 이선구 감독 취임 후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란 대망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2014-2015시즌에서 5위에 그쳤고 지금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앞으로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기대 요소다.
이 감독은 뒤늦게 첫 연승을 신고한 뒤 자신의 배구 인생을 꺼내 들었다.
"배구 인생 55년인데 이렇게 무참히 깨진 것은 작년과 올해가 처음이다"라는 이 감독은 "잠이 오지 않아서 밤잠을 설치고 경기를 마치면 담배도 한 갑씩 피고 그런다"라고 그간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는 누구보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현역 시절에도 그의 남다른 성격은 유명했다고 전해진다.
이 감독은 "내가 주전을 차지하지 못하면 내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어떻게든 자리를 뺏어야 직성이 풀렸다. 한국전력에서 선수로 뛸 때는 구단에서 지원이 어려웠지만 선수들끼리 자체적으로 합숙을 해서 그해 우승만 두 번을 했었다"라고 자신의 선수 시절 일화를 밝혔다.
이 감독이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꺼내든 것은 선수들을 향해 메시지를 남기고 싶어서다.
이 감독은 "그때는 '한번 해보자'하고 뭉치는 게 있었는데 요즘 선수들은 대우가 좋아서 그런지 그런 마음이 덜한 것 같다"라면서 "전 선수들이 뭉쳐서 연승을 한 것은 고맙게 생각하지만 구단 지원도 좋은데 성적을 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 캣벨이 무릎 부상으로 고전하는 등 원활하게 시즌 운영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소영, 표승주, 배유나, 한송이 등 국내 선수들이 분전하면서 경기력을 끌어 올렸고 캣벨의 무릎이 호전되면서 다양한 배구를 구사할 수 있게 됐다. 더 나은 내일을 바라볼 수 있는 입장은 됐다. 이 감독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선구 감독과 GS칼텍스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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