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후반 추가시간 5분 중 4분 33초에 한국 진영에서 공을 잡은 황희찬(20·잘츠부르크)은 하프라인을 지나 카타르 수비 2명을 화려한 개인기술로 제쳤다. 그 순간 황희찬에게 루이스 수아레스(29,바르셀로나)가 보였다.
신태용 감독 이끄는 한국 U-23 축구대표팀은 27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홈팀 카타르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류승우, 권창훈, 문창진의 연속골로 3-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대회 결승에 오른 한국은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오는 30일 일본과 우승컵을 놓고 숙명의 한일전을 펼친다.
후반 33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황희찬은 추가시간까지 약 17분을 뛰며 사실상 2골을 혼자 힘으로 만들어냈다. 자칫 연장전으로 갈 수 있었던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꾼 건 황희찬의 저돌적이고 도전적인 돌파였다.
문창진의 쐐기골 장면에서 나온 황희찬의 개인 기술은 그의 재능을 함축한 하이라이트와도 같았다. 공을 치고 달릴 때 상대 수비수 2명이 따라 붙자 황희찬은 템포를 죽인 뒤 턴 동작 후 덤벼드는 카타르 선수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빼내고 다시 질주했다. 그리고 또 1명을 제치고 문창진에게 완벽한 득점 기회를 제공했다.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빼는 기술은 우루과이 출신 공격수 수아레스의 전매특허다. 특히 터치라인을 타고 질주하는 과정에서 속도를 살려 수비수를 벗겨낸다. 이는 수아레스를 롤 모델로 삼고 있는 황희찬이 즐겨 사용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사실상 승패가 갈린 상황에서 중계 카메라가 그 장면을 멀리 잡으면서 황희찬의 돌파는 더욱 돋보였다.
지난 해 해외 진출과정에서 잡음을 일으키며 논란을 낳았던 황희찬이다. 하지만 1년간 유럽에서 직접 부딪히며 성장한 그는 우리가 알던 예전보다 더 무서운 선수로 성장했다. 카타르전에서 황희찬이 누빈 17분의 시간은 그 재능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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