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브라질리아 안경남 기자] 비겨도 올라가는 경기가 가장 위험하고 어렵다.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평소보다 소극적인 경기 운영이 되기 쉽다. 다가올 멕시코전이 그렇다.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하지만 신태용은 자신의 축구 철학을 그대로 밀고 가기로 했다.
한국시간으로 9일 새벽 신태용호는 사우바도르를 떠나 ‘결전의 땅’ 브라질리아에 입성했다. 한국은 오는 11일 멕시코와 8강 진출을 두고 한 판 승부를 펼친다. 1승1무(승점4,골득실+8)를 기록 중인 한국은 멕시코(승점4,골득실+4)와 비기기만 해도 토너먼트 진출이 확정된다. 분명 유리한 상황이다.
그렇다. 한국은 비겨도 올라간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감독’ 신태용에게 향했다. 수비에 무게를 둘지, 아니면 2경기서 11골을 터트린 공격으로 밀어 붙일지,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리고 신태용의 답은 예상보다 간결하고 단호했다.
마네 가린샤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나타난 신태용 감독은 멕시코전 전략을 묻는 질문에 되려 취재진에게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잠가야 할까요?”라고 물었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인 그는 자신의 축구 철학대로 밀고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태용은 “아마 축구전문가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절반은 어떻게든 잠가서 8강에 가야 한다는 쪽과 수비만 하다보면 일격을 맞을 것이라는 쪽으로 나뉠 것이다”면서 “나는 내가 가진 생각을 밀고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작전은 ‘수비’와 ‘공격’ 사이에 있었다. 무작정 내려서지도, 그렇다고 공격적으로 전진하지 않을 생각이다. 비겨도 올라가는 우리의 유리한 상황을 최대한 이용해 멕시코를 흔들겠다는 계산이다.
신태용은 “멕시코를 급하게 만들 것이다. 나는 우리 공격이 어떻게든 골을 넣어 줄거라 확신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비만 안정되면 최소 비기고 올라갈 수 있다. 나는 지금 양날의 칼을 들고 있다. 전술을 한 두 개 생각하고 있다. 다만 경기 날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이다”고 털어놨다.
선택을 가를 판단의 기준은 선수들의 몸 상태에 있다. 누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신태용은 “나머지는 선수들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전술에 맞는 선수가 뛸 수 없거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다른 걸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태용이 아직 정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이유다..
이마가 찢어져 11바늘이나 꿰맨 센터백 최규백도 그런 변수 중 하나다. 중앙 수비수는 포지션 특성상 헤딩을 자주 할 수밖에 없다. 신태용은 “선수 본인은 경기에 뛰고 싶은 의지가 강하지만 감독으로서 선수를 보호해줘야 한다. 일단을 하루가 지나고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멕시코전까진 48시간이 채 남지 않았다. 때문에 많은 변화를 가져가긴 힘들다. 기존의 시스템을 유지하고 상대에 맞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열쇠는 신태용 감독이 쥐고 있다. 그가 어떤 문을 열고 들어가느냐에 따라 한국의 올림픽 운명도 달라질 것이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사진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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