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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이건 시작에 불과해요.”
소녀에서 숙녀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이에 만난 여고생 귀신 김현지는 배우 김소현에게 아역이란 큰 껍질을 벗게 해줬다. 청소년의 끝과 성인의 시작을 연기하며 연기 보폭을 넓혔고, “첫 키스다. 이 새끼야” 같은 대사도 맛깔스럽게 내뱉었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싸우자 귀신아’를 끝낸 김소현은 종영에 느끼는 감정을 “현지를 연기하면서 나를 막고 있는 벽을 부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애교 있는 성격이 아닌데 귀엽고 통통 튀는 매력을 드러냈다는 점에 있어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어요. 실제 애교가 많이 늘었어요”라고 덧붙였다.
매사 질문 마다 웃음으로 마침표를 찍는 김소현에 ‘현장에서 예쁨 많이 받았겠다’고 묻자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특히 박준화 감독님이 많이 챙겨주셨죠” 하고 싱긋 웃었다.
김소현의 성장 변화에 좋은 영향이 미치길 바란 박준화 감독은 의상까지 취향으로 반영하며 애정을 쏟았다. 시폰 소재의 핑크색 원피스가 대표적으로 교복차림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기게 했다.
김소현은 생애 첫 만취연기에 도전했다. 혹 ‘발 연기 아니냐’는 댓글이 나올까 걱정도 됐다. 게다가 지금 나이 열 일곱. TV에서 봐 온 것들이 전부였다. 경험 없이 무언가를 해내야 할 때 노력은 배가 된다.
“그 때가 고비였어요. 너무 부담스러웠죠. 액션이 큰 연기다 보니까 현장에서도 머리가 하얘지더라고요. 카메라가 멀리 놓여져 있었고,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가야 했어요. 동선을 마음껏 다 쓰라고 하셨는데 감독님이 ‘노래도 부르라’는 디테일 한 부분까지 요구하셨어요. 트와이스의 ‘샤샤샤’ 밖에 생각이 안 났고, 그 때부터 정신줄을 놨어요.”(하하)
김소현은 ‘싸우자 귀신아’에서 발랄하고 애교 있는 매력을 보여줬다. 아역 연기 때와는 또 다른 차원의 책임감도 느꼈다. 스스로 자신 없다고 느꼈던 것들에게서 재미를 보기 시작했다. 이번 현장은 김소현에 연기학교처럼 배우고 느끼고 많은 것들을 얻어갈 수 있게 했다.
“처음엔 순간이동 하는 게 너무 어색한 거예요. ‘어떻게 나오려고 하는 거지?’ 하고 혼자 계속 생각했어요. 물론 그 모습들을 TV로 보고 감탄을 했지만요. 오히려 제가 맛 들려서 ‘감독님 여기서 뛰면 되죠?’ 하고 계속 물었어요.”
당초 비슷한 설정으로 ‘오 나의 귀신님’과 비교가 잦았던 만큼 여주인공으로서 부담도 으레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박보영이 연기한 소심하고 음탕한 귀신 연기가 비교 대상이 됐다. 결국 애교와 액션 등을 녹여 자신만의 색깔을 만드는 데는 나름의 노력이 필요했다.
“비슷하게 비교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연기하는 사람이 다르잖아요. 초반에 잠깐 ‘오 나의 귀신님’을 봤었는데 다 보지 않았어요. 점점 따라가게 되니까. 그래서 맥라이언이 나온 영화들을 찾아봤죠. 워낙 사랑스러운 연기를 잘 한 분이기 때문에. 그런 걸 보면서 감정들을 익혔어요.”
처음 접하는 감정과 경험도 능숙하게 표현한 김소현이지만 “연기는 할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는 고백이다. 그러면서도 “배포 있게 나가야죠” 하고 다시 마음을 먹는 모습이 보통 야무진 게 아니다.
[사진 = 싸이더스HQ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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