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투수전, 더욱 빛난 호수비 퍼레이드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호수비가 많이 나왔다.

3일 광주 KIA-롯데전. KIA 에이스 양현종과 롯데 외국인투수 조쉬 린드블럼이 맞대결했다. 경기 전 예상으로는 KIA의 우세에 좀 더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롯데가 KIA를 잡았다. 일단 올 시즌 썩 좋지 않은 린드블럼의 역투가 돋보였다. 6.2이닝 동안 KIA 타선을 상대로 솔로포 한 방 외에는 적시타를 맞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롯데 외야수들의 호수비가 돋보였다. 린드블럼의 공에 힘이 실려있었지만, 그와 별개로 야수들이 린드블럼을 도와준 측면도 컸다. KIA 야수들 역시 고비마다 호수비를 선보이며 양현종에게 힘을 실어줬다. 결국 야수들과 선발투수들이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치며 투수전이 성사됐다.

4회말 KIA 선두타자 김주찬의 좌중간 깊숙한 타구를 중견수 김민하가 처리한 게 백미였다. 김주찬의 타구는 좌중간 담장 위와 노란 안전폴대 사이를 직격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김민하는 좌측으로 전력 질주했고, 공이 떨어지는 순간 점프, 극적으로 타구를 잡아냈다. 마치 담장 밖으로 넘어가는 타구를 쓸어담는 듯했다.

이후 나지완의 우중간 타구 역시 처리하기 까다로웠으나 우익수 손아섭이 전력 질주한 끝에 처리했다. 손아섭은 5회말 2사 1루 상황서 신종길의 우선상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서 처리한 뒤 우측 불펜 입구 쪽 담장과 충돌하기도 했다. 타구가 우측으로 꺾이면서 날아갔기 때문에 손아섭이 처리하기가 쉽지 않은 타구였다. 8회말에도 1사 1루 상황서 김주찬의 타구를 3루수 황재균이 온몸을 날려 잡아낸 뒤 1루에 안전하게 송구했다. 린드블럼 역시 7회 선두타자 필의 타구를 감각적으로 캐치하기도 했다.

KIA 야수들 역시 집중력 있는 수비를 보여줬다. 6회초 1사 후 손아섭의 타구는 좌선상으로 날카롭게 빠져나가는 듯했으나 3루수 김주형이 잔스텝으로 끝까지 따라가서 몸을 돌리며 잡아낸 뒤 정확하게 1루에 송구,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7회초에는 2사 후 손아섭의 좌중간 타구를 유격수 강한울이 점프 캐치로 처리했다. 4회 내야안타를 친 손아섭은 3안타 게임을 할 수 있었으나 KIA 호수비에 1안타에 만족해야 했다.

이런 호수비들이 모여 투수전이 성사됐다. 챔피언스필드에 입장한 관중들은 타고투저 시대에 오랜만에 야구의 색다른 묘미를 느꼈다.

[김민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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