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KIA 에이스 양현종의 2016시즌은 순탄하지 않다.
3일 광주 롯데전서 6이닝 6피안타 9탈삼진 2볼넷 2실점 호투했다. 그러나 9승 대신 10패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을 3.57로 낮춘 것에 만족했다. 양현종에게 이런 결과가 낯설지는 않다.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를 19차례 수립했다. 그러나 그 중 11차례는 승수를 챙기지 못했다.
평균자책점 4위, 최다이닝 2위(171⅓이닝)를 달린다. 하지만, 승수는 단 8승에 불과하다. 평균자책점 1~3위 더스틴 니퍼트(두산), 장원준(두산), 헥터 노에시(KIA)가 각각 18승, 14승, 13승을 따낸 걸 감안하면 양현종의 불운이 얼마나 심각한지 드러난다.
그래도 양현종은 개의치 않고 시즌 내내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후반기에 다소 페이스가 떨어졌으나 올 시즌에는 그렇지도 않다. 정신적으로 한 단계 성숙했다.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KIA는 23경기를 남겨뒀다. 양현종은 4~5차례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시리즈 등판을 의식, 마지막에 한 차례 정도 등판을 거른다고 해도 4차례 정도 추가 등판이 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잔여 등판서 반타작을 해야 10승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양현종은 후반기에 비교적 타선과 궁합이 잘 맞았다. 7월 이후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승수를 따내지 못한 경기는 3일 롯데전까지 두 차례에 불과했다. 여전히 양현종의 페이스는 좋다. KIA 타선의 힘이 수준급인 걸 감안하면 양현종의 10승 가능성은 희망적이다.
양현종은 2014년 16승, 2015년 15승을 따냈다. 3년 연속 15승은 물 건너갔다. 그러나 3년 연속 10승은 에이스로서 최소한의 자존심과도 같다. 그는 올 시즌 후 FA 신분이 된다. 에이전트도 일찌감치 선임했다. KBO리그에 잔류하든 해외진출을 모색하든 야구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건 틀림 없다. 기왕이면 10승을 따내고 오프시즌을 맞는 게 몸값 형성, 협상 등에 유리하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 양현종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양현종이 노릴 수 있는 또 다른 목표는 200이닝이다. 28⅔이닝을 소화하면 200이닝을 채운다. 4경기에 등판할 경우 평균 7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부담은 있다. 그러나 5차례 등판할 경우 6이닝 정도만 꼬박꼬박 소화하면 도달 가능하다.
그는 데뷔 후 단 한 차례도 200이닝을 던지지 못했다. 작년 184⅓이닝이 데뷔 후 최다이닝 소화였다. 토종투수 200이닝은 2007년 류현진(당시 한화, 211이닝) 이후 9년간 나오지 않았다. 물론 200이닝을 던지지 못해도 올 시즌 양현종의 헌신은 인정 받아야 한다. 200이닝을 던진다고 해서 상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에이스에게 200이닝은 상징이자 훈장이다. 다승 경쟁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양현종으로선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부문이다.
양현종의 1차 목표는 KIA의 5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끄는 것이다. 그러나 10승으로 최소한의 자존심을 세우고, 200이닝으로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 손해 볼 건 전혀 없다. 무리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두고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목표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