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은상 기자] 홈런포로 무장한 두산 타선이 과거의 영광마저 넘어섰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3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3차전에서 팀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양의지와 닉 에반스가 홈런포 세 방을 쏘아 올리며 올 시즌 152홈런 고지를 밟았다.
양의지는 4회말 팀이 0-1로 뒤진 상황에서 삼성 선발투수 윤성환을 상대로 시즌 17호 홈런을 터트렸다. 에반스는 6회말과 8회말 연타석 솔로포를 신고, 멀티홈런을 작렬시켰다. 2000년에 기록한 팀 한 시즌 최다홈런(150개)을 뛰어 넘는 순간이었다.
16년 만에 나온 기록, 두산에게는 분명 남다른 의미였다. 곰 군단을 15년 넘게 따라다닌 ‘우·동·수’ 트리오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0 시즌 두산의 타선은 그야말로 ‘핵타선’이라는 요즘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라인업이었다. KBO 역대 최고의 외국인타자중 하나로 손꼽히는 타이론 우즈(39개), ‘두목곰’ 김동주(31개), ‘헤라클래스’ 심정수(29개)가 중심타선에 포진해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다. 세 명의 타자는 100개에 육박하는 홈런을 합작, 두산을 상대하는 타 팀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당시 선수들의 이름을 따서 만든 ‘우·동·수’ 트리오라는 말은 이후 막강한 중심타선이 나타날때마다 비교대상으로 늘 등장했다.
두산 팀 역사로는 대단한 자부심이지만 후배 선수들로서는 넘기 힘든 산이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팀 홈런 150개를 넘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한 타격왕을 비롯해 타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과거의 영광에 묻히는 경우가 많았다. 두산팬들 속에는 과거의 향수가 진하게 남아있었고, 그만큼 ‘우·동·수’라는 표현이 갖고 있는 임팩트는 강했다.
지금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비롯해 숱한 외국인 타자와 거포 선수들이 ‘난공불락’ 기록에 도전했지만 과거의 영광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오랜 세월이 걸렸지만 선수들은 마침내 대기록을 경신했다. 에반스, 오재일, 김재환, 양의지 등 새로운 ‘핵타선’은 괄목할 만한 성장과 기량으로 선배들의 아성을 넘어섰다.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 할 지금에 선수들이 과연 얼마나 더 높은 벽을 쌓아 올릴지 향후 기록에 관심이 집중된다.
[닉 에반스(상), 양의지(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