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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밀크남' 권율이 '악귀의 지배를 받은 남자' 주혜성을 연기했다. 눈빛은 더 없이 깊고 섬뜩했으며, 그 연기는 대중의 뇌리를 강하게 때렸다. 배우에겐 묵혀둔 고민이 날아가는 순간이다.
"쉽지 않은 연기가 될 것 같았어요. 효과음이나 CG가 들어가지만, 과연 이게 얼마만큼 무섭고 소름 끼치게 보일 것인가 확신이 안 들 정도로 불안했고요. 장풍을 쏘거나 눈빛으로 공격하는 것도 어색했는데, 전작을 함께 한 감독님과의 믿음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죠."
'싸우자 귀신아'가 호러에 코미디와 로맨스를 결합한 복합 장르인 까닭에 캐릭터 톤이 다른 권율은 자칫하면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느낌을 줄 수도 있었다. 사람인데 귀신만큼 무서워야 했으며, 그래서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했다.
"혜성에 대한 극적 긴장감을 줄 수 있는 부분들을 신경 쓴 것 같아요. 이를테면 한발 한발 다가가면서 목을 조른다거나, 눈빛이 이글이글거리면서도 눈동자에 움직임이 없을 때 더 무섭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처음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연기하다 '졸려 보인다'는 말도 들었네요."(웃음)
'잘생김이 안 보일 정도로 무섭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권율의 악귀 씐 연기는 칭찬일색이었다. 섬뜩한 눈빛을 서슴지 않고 분출했고, 미스터리 사연을 품고 폭주하며 어느새 극의 키가 돼 있었다.
"장풍 하나도 정말 진지하게 쐈어요. 내 손에서 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처음엔 '다른 능력이 없나요?' 하고 물을 정도로 어색했거든요. '장풍 연기 오버다'라는 반응이 있을 수도 있었는데 그럼에도 공감을 받았던 과거의 작품과 경험 덕이죠. 악귀 연기가 나중에 천사 역을 맡게 된다면 좋은 경험의 거름이 되지 않을까요?"
희고 고운 피부에 부드러운 웃음은 권율의 매력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농담도 늘어놓을 줄 알고, 약간 헐렁한 매력도 있다. 최근 애니매이션 더빙에 도전한 그가 다채로운 기합을 경험했다는 말을 들어 조심스럽게 부탁했을 때도 주저 없이 시범을 보여줬는데, 그 시간이 오전 9시를 얼마 지나지 않은 이른 시간이었다.
"당분간은 숨을 고르며 차기작을 고민할 계획이에요. 누아르나 망가지는 연기, 버겁더라도 슬랩스틱 코미디 같은 것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또 친구가 해외에서 요리를 하는데 다녀올 예정이거든요. 제가 가서 냉정하게 맛을 평가하고 오겠습니다."(웃음)
[사진 =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싸우자 귀신아' 홈페이지]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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