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감독 데뷔…집착이 낳은 파국 아닌 '나홀로 휴가'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조재현이 영화 '나홀로 휴가'를 통해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나섰다.

조재현은 6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감독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첫 장편 영화 연출작 '나홀로 휴가'의 언론배급 시사회를 열고 취재진 앞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출연배우 박혁권, 윤주, 이준혁 등도 함께 했다.

'나홀로 휴가'는 스토킹 멜로물이라는 신선한 장르를 내세웠다. 무려 10년간 옛사랑 시연(윤주)을 맴돈 유부남 강재(박혁권)의 지긋지긋한 사랑 혹은 지고지순한 집착의 시작과 끝을 그린 작품이다. 조재현이 연출을 맡음과 동시에 시나리오도 썼다.

먼저 조재현은 "쑥스럽다"라며 "사실 스스로 감독으로서 나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다"고 겸손하게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글보다는 영화로 보여드리는 게 더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독서를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고 장내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이어 조재현은 이내 진지한 자세로 돌아와 영화의 출발점에 대해 밝혔다. "예전에 사석에서 한 감독님께 일본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라며 "남주인공이 작은 오피스텔을 월세로 얻어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그곳에 들려 발을 씻고 간다는 스토리였다. 이 내용이 나이가 들 수록 공감이 되더라. 여기서 시작이 된 거 같다"고 전했다.

스토킹 멜로물을 그린 이유에 대해서는 "강재가 오랜 시간 시연을 사랑하고 집착하고 이게 이어지면서 어느 순간 내가 소설 속에 들었던 인물처럼 편안한 안식처, 즉 자기만의 시간을 찾은 것이다"고 밝혔다.

조재현은 "그 집착이 세월 흐르면서 자기만의 행복한 시간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지인들의 실제 경험담을 영화에 녹여냈다. 그는 "특정 한 명을 생각하고 글을 썼는데 한계가 있더라"라며 "그래서 결국 주변 선후배의 사연을 넣었다. 배우도 있고 작가, 일반인 등등 다양한 분들의 경험담을 반영했다"고 얘기했다.

이준혁은 '나홀로 휴가'에 대해 "현실에서 약간 벗어나 바라본다는 게 매력적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윤주는 "영화는 딱 세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 거 같다"라며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고 말했다.

총각인 박혁권은 '바람'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바람도 사랑"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바람이 좋은 건 상대방에게 자신의 바닥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라며 "전기세 등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 않지 않느냐"라며 "생활적인 부분에 부딪히는 게 없기 때문에 이게 바람의 미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재현은 연출자로 데뷔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쉽지 않은 거 같다. 적은 예산으로 영화를 개봉하는 게 정말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같은 경우는 혜택을 많이 받은 케이스다 많은 동료분들이 도와줬다"고 공을 돌렸다.

조재현은 "이번에 영화를 만들면서 정말 깜짝 놀란 게 한국에서 1년에 영화가 몇 천 편이 개봉된다고 하더라. 처음 알았다"라며 "정말 작게 개봉하는 영화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그거에 비해 난 행복한 거 같다. 조금씩 다양한 소재의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겨나가는 그런 분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나홀로 휴가'는 오는 22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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