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평균자책점 3위(3.46)에 최다이닝 1위(179⅓이닝)다.
KIA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투수 헥터 노에시를 170만달러에 영입할 때 야구관계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정당한 투자라는 평가와 함께 리스크(한국야구 적응 및 융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섞였다.
헥터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메이저리그 107경기서 12승31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선발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마이너리그서도 35승28패 평균자책점 3.71에 1.17의 WHIP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경험을 풍부하게 쌓았고, 마이너에선 좋은 실적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KIA는 헥터에게 공식적으로 투자한 170만달러가 전혀 아깝지 않다. 사실상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함께 올 시즌 KBO리그 최고 외국인투수다. 150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을 고루 구사한다. 승부처서 힘으로 타자들을 압도하면서도 지능적으로 구속을 조절해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흐트러트린다. 패스트볼뿐 아니라 변화구로도 위닝샷을 구사할 줄 아는 것도 장점이다. 즉, 승부할 수 있는 메뉴얼이 다양하다는 뜻이다. 힘에만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소화한다.
헥터는 평균자책점 3위(3.46), 최다이닝 1위(179⅓이닝)를 달린다. 다승은 13승으로 6위지만, 6일 인천 SK전서 승수를 추가했다면 공동 3위까지 치고 오를 수 있었다. 7이닝 1실점하고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WHIP도 1.29로 4위. 27경기 중 18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그 중 11차례는 7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특급 퀄리티스타트였다.
니퍼트에게 크게 밀리지 않는 성적이다. 니퍼트는 평균자책점 1위(2.91), 다승 1위(18승)를 달린다. 헥터에게 비교 우위를 보이는 부분. 그러나 헥터(27경기)보다 4경기 덜 소화한 니퍼트(23경기)는 142⅓이닝을 던졌다. 평균 이닝으로 따지면 비슷하지만, 헥터는 잔부상으로 몇 차례 로테이션을 건너 뛴 니퍼트와는 달리 건강한 몸으로 꾸준히 등판하고 있다. 니퍼트 이상으로 팀 공헌도가 높다. 올 시즌 KBO리그를 처음 밟은 외국인투수들 중에선 단연 톱이다.
지금 페이스라면 시즌 막판 200이닝 돌파가 유력하다. 헥터는 시즌 초반부터 유독 이닝을 강조했다. 주축 선발의 책임감이 투영된 기록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헥터가 200이닝을 돌파할 경우 KIA는 2004년 다니엘 리오스(222⅔이닝) 이후 12년만에 200이닝 외국인투수를 배출한다.
현장에선 KIA가 포스트시즌에 나가기만 하면 더 위협적인 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양현종과 헥터라는 확실한 원투펀치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판승부로 치러지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서 헥터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
KIA는 지난해와 올해 리빌딩을 토대로 김기태 감독 계약 마지막 시즌인 내년에 제대로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헥터가 어떤 행보를 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KIA는 헥터를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 이미 170만달러를 지불한 상태지만,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는 한이 있더라도 내년에 반드시 필요한 투수다.
[헥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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