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1군에서 던지고 싶다는 마지막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됐다.
SK 와이번스 좌완투수 전병두가 은퇴를 선언했다. 전병두는 지난 9월초 구단에 은퇴 의사를 밝혔고 SK도 이를 받아 들였다.
올해도 SK 보류선수명단에 이름을 올린 전병두이지만 그의 1군 기록은 2011년이 끝이다. 물론 실력이 없어서는 아니다.
전병두는 2009시즌부터 2011시즌까지 불꽃 같은 3년을 보냈다. 2009년에는 49경기에 나서 133⅓이닝을 던지며 8승 4패 8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했다. 49경기 중 선발이 11경기에 불과했지만 규정이닝을 채우며 평균자책점 부문 2위에 올랐다.
2009시즌 종료 뒤 재활을 한 전병두는 2010시즌 중반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부상 탓에 풀시즌을 치르지 못했지만 27경기에 나서 5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06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으며 한국시리즈에서 2승을 챙기기도 했다. 경기수는 27경기, 선발은 7번이었지만 이닝은 67⅔이닝으로 적지 않았다.
2011년 역시 다르지 않았다. 51경기(4선발)에 나서 92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 3패 3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3시즌간 127경기(22선발)에 나서 16승 9패 11세이브 10홀드를 남겼다. 그 기간 293⅓이닝을 던졌다.
말 그대로 불꽃 같은 3년이었다. 이 기간은 전병두의 가치를 높여주기도 했지만 결국 이 3년이 전병두의 발목을 잡았다. KIA 시절부터도 어깨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3년간의 293⅓이닝은 결정타로 작용했다.
2011시즌 종료 후 어깨 수술을 받은 전병두는 재기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후 1군 등판은 한 번도 하지 못했다. 때문에 전병두는 구단에게 은퇴 의사를 전하며 "1군에서 던져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복귀를 위해 끝까지 노력했던 전병두처럼 끝까지 전병두를 포기하지 않았던 SK 또한 전병두의 마지막 소원을 현실로 만들기로 했다.
SK는 "김용희 감독의 동의를 얻어 올해 정규시즌 최종전인 10월 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전병두를 한 차례 등판시키는 은퇴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SK는 "전병두가 2008년 시즌 중에 이적한 뒤 2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2차례의 준우승에 기여했고 누구보다 성실하고 모범적인 훈련 태도로 선후배 선수들에 귀감이 되면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점을 높이 평가해 1군 마운드에서 홈팬들에게 마지막 피칭을 할 수 있는 은퇴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병두가 누구보다 성실하게 재활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SK이기에 이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전병두.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좋은 사람' 전병두, 은퇴 때도 변함 없었다 [고동현의 1인치]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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