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 21세기 한국형 '취권'…"취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현실"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대결'이 한국형 '취권'의 탄생을 알렸다.

8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는 영화 '대결'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에는 연출을 맡은 신동엽 감독과 출연배우 이주승, 오지호, 신정근, 손은서 등이 참석해 이야기꽃을 피웠다.

'대결'은 격투액션물이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풍호(이주승)가 형의 복수를 위해 게임회사 CEO 한재희(오지호)와 '현피'(현실+Player Kill) 게임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동엽 감독은 "너무 떨린다. 이 작품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싶다"라며 "'대결'은 내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걸 담아낸 작품이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1978년 영화 '취권'처럼 취권을 소재로 한 작품을 연출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이에 '취권'에 대한 오마주나 다름 없는 작품을 완성했다.

극 중 풍호는 여느 액션물과 달리 취권, 절권도 등 무술을 연마해 재희와 대결을 펼친다. 또 황 노인(신정근)에게 가르침을 받는 등의 장면은 '취권'을 떠올리게 하며 뭇 남성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신동엽 감독은 "우선 취권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그 다음에 절권도 주짓수 등 다양한 액션을 가미했다"라며 "가장 중요한 건 무술 고수인 중화권 스타들이 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오지호, 이주승 등 우리 배우들도 여느 액션스타 못지않게 잘 해줬다. '대결'의 액션 장면은 앞으로 내가 다시는 이런 신을 또 못 찍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하지만 제작 초반 우려의 목소리에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신동엽 감독은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 지인들에게 미쳤냐는 소리를 가장 많이 들었다"라며 "'치외법권'처럼 남들이 하라고 하는 것도 (흥행이) 잘 안 됐다. 차라리 안 되더라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취권은 21세기 스크린에 불려와도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 신동엽 감독은 취권에 절묘하게 우리 현실을 반영했다. 그는 "취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현실"이라는 뼈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이 시대 청춘을 대변하는 취준생 풍호가 술에 취해 취권을 펼치는 모습은 웃음과 더불어 통쾌함을 안긴다. 그는 마지막 남은 0.1% 의지를 불태우며 갑질을 일삼았던 한재희에게 철권을 날린다. 돈과 권력 앞에 떳떳하고 싶은 마음, 절대 권력을 한 번이라도 이겨보고 싶은 풍호의 그 마음이 짜릿한 역전극을 이뤄냈다.

'대결'은 오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대결' 스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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