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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극본 이경희 연출 박현석 차영훈)는 성공해야만 하는 작품이었다.
비록 '국내 못지않은 중요성을 가지게 된 중국 시장의 사전검열을 위해서'라는 외부적인 요인 때문이긴 했지만 '함부로 애틋하게'는 100% 사전제작이라는 요소 때문에 더욱 큰 기대를 받은 작품이었다. 작품은 말 그대로 '대박'을 터트린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이어 사전제작 성공신화를 이을 작품으로 지목받았고, 이 작품 이후 한국 드라마의 숙원이었던 사전제작 환경 또한 자연스럽게 정착될 것으로 보였다.
그를 위한 바탕도 완벽했다. 세계관을 만드는 작가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요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등 전작을 통해 멜로 대가로 평가받는 이경희 작가가 '한류스타' 배우 김우빈, 걸그룹 미쓰에이 수지와 손을 잡았다는 사실은 '또 하나의 대박'을 예상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럼에도 결과물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동시간대 1위로 출발한 시청률은 어느새 최하위까지 떨어졌고, 연출과 극본을 향한 평가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간 사전제작을 가로막는 '비겁한 변명'처럼 떠돌던 “사전제작을 하면 시청자의 반응을 작품 속에 반영할 수 없다”라는 문장이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우선 '함부로 애틋하게'는 무거웠다. 무거운 드라마보다는 가볍고 밝은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는 2016년 안방극장에서 '함부로 애틋하게'는 시청자를 시선을 붙잡아두지 못했다. 이경희 작가는 자신의 장기인 복수, 시한부 등의 소재를 총동원했지만 돌아온 2016년 시청자들의 평가는 냉혹했다.
연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18회에서 신준영(김우빈)의 고백으로 노을(수지)이 과거 아버지의 뺑소니 사고에 얽힌 비밀을 알고 충격을 받은 직후, 노직(이서원)이 최하루(류원)에게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거짓말을 하며 이별을 선언하는 장면이 장시간 등장한 것처럼 어색한 장면의 배치로 인물들의 감정선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작품 내내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토로한 부분이었다. 정통멜로를 내세운 '함부로 애틋하게'이기에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했던 것이 주인공 커플의 감정선이었다.
결정적으로 이런 단점들이 1회부터 지적을 받았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개선되지 못했다는 점이 '100% 사전제작'이 남긴 뜻밖의 아쉬움이었다.
[사진 = 삼화 네트웍스, IHQ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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