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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임진왜란 1592’의 총 제작비는 13억원. 하지만 130억원을 들였다 한들 아깝지 않은 웰메이드 드라마였다.
9일 밤 KBS 1TV 팩츄얼드라마 '임진왜란 1592'(극본 김한솔 김정애 연출 박성주 김한솔) 3회 ‘침략자의 탄생, 도요토미 히데요시’ 편이 방송됐다. 3편은 바늘장수 원숭이로 불리며 멸시 받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최고 권력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특히 임진왜란 6년 전부터 조선침략까지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앞서 1회와 2회도 그랬지만 이날 방송된 3회는 적은 제작비로 이정도의 완성도를 뽑아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안겼다. 그동안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 중에서도 ‘임진왜란 1592’만큼 탄탄한 스토리와 빼어난 연출력, 배우들의 미친 연기, 완벽에 가까운 고증 등을 고루 갖춘 작품은 드물었다. 무엇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을 맡은 김응수의 폭발한 연기 내공이 시청자들을 감탄시켰다. 덕분에 ‘임진왜란 1592’는 영화 뺨치는 혹은 영화보다 더한 몰입감, 긴장감, 퀄리티를 자랑했다.
여기에 정통 사극의 색을 띠고 있지만 현대적 느낌이 묻어나는 연출 그리고 내레이션과 자막, 배우들의 연기, 미학적 은유의 조화도 더할 나위 없었다. 할복하는 장면을 우메보시를 젓가락으로 가르는 모습으로 표현하거나 욕망으로 인해 불나방처럼 모여드는 사람들을 먹이 앞의 잉어 떼로 표현한 은유, 할복을 할 때 머리를 베는 사람이 따로 대기하고 있거나 포르투갈 상선에 타고 있던 흑인 노예 같은 디테일이 완성도를 더했다.
특히 다른 시각에서 임진왜란과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바라봤다는 점이 신선했다. 한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역사적인 사실로만 평가했다. 많은 작품에서 그래왔듯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수박 겉핥기처럼 악인으로 표현하기보다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임진왜란을 왜 일으키게 됐는지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의 일생은 어땠는지, 무슨 이유로 “전쟁은 기회”라고 생각하게 됐는지, 임진왜란을 위해 충당된 엄청난 군사자금이 어떻게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서 나왔는지, 인간의 욕망을 전쟁에 어떤 식으로 이용했는지 등 따로 공부를 하지 않고선 알기 힘든 역사적 사실들이 그려졌다.
또 임진왜란 전, 6년 세월 동안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욕망과 광기가 치밀하게 녹아 있었고, 조선과 일본의 민초들의 모습을 고루 보여줬다는 점도 다양한 시각에서 임진왜란 그리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바라보게 만들었다.
NHK의 시대극을 보는 것 같다는 평도 뒤따랐다. 객관적 시선, 실제 일본인 배우가 적었음에도 일본 배우라 착각하게 만든 출연진들의 미친 열연 여기에 대부분의 대사가 일본어로 처리된,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시도 등이 한국이 아닌 일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는 평을 불러 일으켰다.
호평에 호평을 불러일으킨 ‘임진왜란 1592’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그것도 이례적으로 본방송 시간대에 지금까지 방송된 전편이 방영된다. 추석 당일인 15일 밤 10시부터 3일 연속 ‘임진왜란 1592’를 특별 편성한 것. 본방송과 달리 실제 시간 순서대로 3편-1편-2편 순으로 방송된다. ‘임진왜란 1592’의 감동과 경이로움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은 시청자, 이 드라마를 보지 못했던 예비 시청자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사진 = KBS 1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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