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이젠 공포의 3번타자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최근 3번타자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지난해 톱타자 민병헌이 3번에 잘 적응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내야땅볼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떨어졌다. 김 감독은 민병헌을 지난해 타순인 톱타자로 올렸다. 그러자 민병헌의 페이스는 완벽히 살아났다.
김 감독의 이 결정은 시즌 중반 이후 꾸준히 톱타자로 출전한 박건우가 근본적으로 톱타자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했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박건우는 상황에 따라 스트라이크 1개를 지켜봐야 할 때도 있는 톱타자와는 어울리지 않을 때가 있다.
김 감독은 박건우를 5~6번으로 내리면서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를 3번에 올렸다. 그러나 에반스 역시 전형적으로 홈런과 삼진이 동시에 많은 타자다. 모 아니면 도 스타일의 타격을 즐긴다. 애버리지를 유지하면서 클러치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3번과 어울리는 스타일이 아니다.
결국 김 감독은 민병헌을 1번에 두고 오재일을 3번에 배치했다. 11일 고척 넥센전에 이어 14일 잠실 SK전부터 18일 수원 kt전까지 5경기 연속 3번타자로 출전했다. 18일 민병헌이 선발라인업에서 빠지면서 박건우가 오랜만에 톱타자로 나섰다. 그래도 현 시점에서 베스트라인업은 톱타자 민병헌, 3번 오재일이다. 박건우는 2번, 5~7번 등 다양한 타순으로 나선다.
무엇보다도 오재일이 3번 타순에 들어가자마자 맹타를 휘두르는 게 고무적이다. 14~17일 경기서 17타수 7안타(3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16일 창원 NC전서 생애 첫 연타석홈런을 쳤고, 17일 수원 kt전에 이어 18일 수원 kt전 연타석홈런으로 최근 3경기 5홈런을 때렸다.
오재일은 올 시즌 김재환과 함께 한 단계 성장한 타자다. 지난해까지 통산 홈런 30개 타자가 올 시즌에만 25개의 홈런을 쳤다. 강력한 몸통 회전으로 엄청난 홈런생산을 과시한다. 시즌 도중 옆구리 통증으로 1군에서 빠진 기간이 의외로 길었던 게 아쉽다.
오재일은 올 시즌 96경기에 나섰다. 39경기에 결장했다는 뜻이다. 온전히 풀타임을 소화했다면 30홈런은 물론, 그 이상을 노릴 수도 있었다. 최근 홈런 페이스가 좋다고 해도 9경기 남은 상황서 30홈런 돌파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두산은 3번 적임자를 찾았다. 올 시즌 오재일은 생애 첫 3할(17일까지 0.318)을 노린다. 2013년 0.299로 아깝게 3할을 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버릴 기세다. 홈런과 함께 정교한 타격에도 눈을 떴다. 오재일이 이젠 공포의 두산 3번타자로 거듭났다.
[오재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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