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g.
오재일은 요즘 두산타선에서 가장 무섭다. 최근 3경기서 홈런 5개 포함 13타수 8안타 타율 0.615 9타점 8득점을 기록했다. 11일 고척 넥센전을 시작으로 13일 잠실 SK전을 제외하고 최근 6경기서 3번타자로 뛰었다. 23타수 11안타 타율 0.478 5홈런 12타점에 결승타만 3개다.
두산은 3번타순이 마지막 고민이었다. 민병헌이 3번에서 땅볼을 많이 치면서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의 찬스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다. 민병헌이 톱타자로 이동하면서 타격감을 찾았다.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타격, 톱타자가 맞는 옷이 아닌 박건우가 2번 혹은 6번으로 기용된다.
오재일은 "3번이라서 잘 치는 게 아니라 최근 타격감이 좋다"라고 했다. 이어 "내 뒤에 좋은 타자가 많다. 김재환, 양의지가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공격에 임한다"라고 덧붙였다. 타순에 대한 의식을 하지 않는다는 뜻.
그래도 현 시점에서 민병헌의 3번 대안은 오재일이다. 3번타자는 정교한 배트 컨트롤이 필수다. 승부처서 장타는 물론, 단타로 흐름을 이어갈 수도 있어야 한다. 자세히 보면 오재일은 김재환처럼 홈런 생산에 능하지만,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도 많다. 그만큼 안타 확률이 높다. 타율 0.324가 증명한다. 3번 적임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페이스가 떨어지면 박건우, 민병헌 등 또 다른 대안도 있다.
오재일이 3번에 고정되면서 두산 타선이 더 강해졌다. 민병헌, 박건우 테이블세터에 오재일, 김재환, 양의지, 닉 에반스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연결 흐름이 원활하다. 타격감이 동반 상승세인 걸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각자의 스타일상 가장 마침맞는 타순을 찾았다고 봐도 된다. 한국시리즈를 감안하면 반드시 필요한 작업. 오재일의 존재감 발휘는 그래서 반갑다.
오재일의 최근 활화산 타격 비법은 무엇일까. 방망이 무게를 20g 줄였다. 그는 "얼마 전부터 20g 줄인 방망이를 사용했다"라고 했다. 본래 900g짜리 방망이를 사용했지만, 최근 880g 방망이로 맹타를 휘두른다.
대부분 타자가 시즌 막판 체력적으로 힘들면 방망이 무게를 줄인다. 대신 방망이 무게를 줄이면 그만큼 스윗스팟에 더욱 정확히 맞춰야 타구가 멀리 날아갈 수 있다. 좋은 타격감을 갖고 있어야 배트 무게를 줄여도 장타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오재일의 최근 3경기 5홈런은 인상적이다.
오재일은 5월 이후 옆구리 통증으로 두 차례 1군에서 제외되면서 시즌 초반 좋았던 타격리듬을 잃었다. 옆구리는 중심이동에 중요한 부위다. 옆구리 통증이 사라졌지만, 시즌 초반 좋았던 타격 리듬, 밸런스를 찾는 건 쉽지 않았다. 그는 "풀타임이 처음이라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박철우 타격코치님과 시즌 초반 타격 영상을 보면서 많이 연구했다. 시즌 초반의 페이스를 되찾았다. 시즌 초반과 지금 타격폼이 달라지지 않았다. 힘 빼고 가볍게 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옆구리 통증서 벗어난 뒤 예전 수준의 밸런스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20g 줄인 방망이 무게에 완벽히 적응, 체력부담을 줄이면서 홈런 감각까지 되살렸다. 오재일이 잔여 9경기서 몇 개의 홈런을 추가할지, 애버리지를 어떻게 유지할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오재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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