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기본기가 부족한 팀은 가을야구에 갈 수 없다. 기적을 꿈 꾼 롯데도 결국 결여된 기본기로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는 19일 사직 넥센전 1-11 완패로 3연승에 실패하며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게다가 5위 KIA의 연승으로 가을야구 진출 마지노선과는 무려 4.5경기 차로 벌어졌다. 산술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건 아니지만, 12경기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4.5경기 차를 뒤집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롯데는 최근 큰 슬럼프 없이 5위권과의 격차를 3~3.5경기로 유지했다. 기적을 위해서는 연승이 필요했지만 물고 물리는 5위 싸움에서 언제든지 반전을 이뤄낼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놓은 셈이었다. 조쉬 린드블럼의 부활, 견고해진 중심타선 등 호재까지 더해진 상황. 그러나 롯데는 전날 경기서 시즌 내내 안고 있었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모두 노출, 희망요소들에 찬물을 끼얹었다.
넥센전은 사실상 선발 싸움에서부터 롯데가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노경은의 상대는 데뷔 첫 선발 등판에 나서는 프로 2년차 김정인. 그러나 롯데는 1회 만루 찬스를 무산시켰고, 2회 선두타자 박종윤-김동한의 연속 출루로 김정인을 강판시켰으나, 이후 얻어낸 만루 찬스를 신본기의 병살타로 없애버렸다. 리그 득점권 타율이 왜 8위(0.282)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초반 기회를 살리지 못한데 이어, 수비에서도 경기 내내 기본기가 결여된 모습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또한 실책들은 모두 실점으로 이어져 패배의 빌미로 작용했다. 1회 2사 후 신본기의 실책은 윤석민의 적시타로 이어졌고, 6회 무사 1, 2루에서는 3루수 황재균이 땅볼타구를 잡아 3루를 찍고, 1루에 던졌으나 박종윤이 이를 놓쳤다. 황재균의 송구, 박종윤의 포구 모두 불안정했다. 롯데는 6회 2점을 더 헌납, 승기를 내줬다.
실책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8회 무사 1루서 2루수 김대륙이 박동원의 땅볼 타구를 더듬었고, 이어진 2사 만루에서는 또 다시 김대륙이 김하성의 평범한 뜬공 타구를 허무하게 놓치며 대거 3점을 허용했다. 9회 유재신의 1루 땅볼 때는 투수 김성재가 베이스커버를 뒤늦게 들어갔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시즌에 앞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이다. 기본적인 부분을 빈틈없이 수행해야 한다”고 선수들의 기본기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9월 초부터는 총력전을 선언하며 남은 시즌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열망을 불태우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는 9월에 열린 중요한 경기들에서 총력전·집중력·세밀함과는 거리가 먼 플레이를 펼치며 스스로 자멸했다. 이제 가을야구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남은 경기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할 롯데다.
[조원우 감독(첫 번째), 롯데 선수단(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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