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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드라마 'W'의 송재정 작가가 20일 기자들과 만나 가장 강조한 부분은 'W'는 전작들과 달리 논리적 인과관계가 아닌 자유 의지와 개인의 사고(思考)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송 작가는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간담회를 열고 'W' 종영 후 시청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이슈였던 핵심 맥락들에 대해 'W' 세계를 창조한 인물로서 솔직하게 설명했다.
▲ 반쪽 해피엔딩 아닌가?
'W'는 웹툰 세계의 강철(이종석)이 죽지 않고 현실로 넘어와 오연주(한효주)와의 사랑을 완성하지만, 오연주의 아버지이자 강철의 창조주인 오성무(김의성)가 딸을 위해 스스로 희생하는 '슬픈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이 같은 역설적인 엔딩을 두고 '속 시원하지 않다'는 반응도 보였다.
송 작가는 "엔딩은 늘 좋은 소리 못 듣는다"면서 자신은 "해피냐 새드냐는 저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고백했다. 다만 최근에는 시청자들에게 엔딩이 주는 의미를 실감하고 있다면서 "'W'도 해피를 생각하며 쓰진 않았다. 새드도 아니다"며 "언젠가는 상처가 치유돼서 시간이 지나면 해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암시 정도"라고 설명했다.
"불만족스럽고 개운치 않을 수 있지만 그 상황에서 더 해피를 낼 수 없었다"고 밝히며 개인적으로는 "강철이 죽으면서 끝나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 완결된 웹툰, 정지한 웹툰 세계. 강철은 어떻게 현실로 넘어왔나?
앞선 내용에서 웹툰 'W'가 완결되면 웹툰 세계가 모두 정지한다는 것을 시청자들이 인지한 바 있다. 이 탓에 엔딩에서 강철이 웹툰 완결 후 현실로 넘어온 게 "설정오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송 작가는 "오류가 아니다"고 힘주었다.
송 작가는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등과 같은 판타지 설정임에도 'W'는 전작들과 달리 논리적인 인과관계를 세세하게 설명하는 작업을 생략했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이 "개연성이 없지만 확 튀는 세계를 원하고 논리로 설명 안 해도 그 다음 것을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게 더 중요한 세계로 접어드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W'는 그 자신감이 있어서 시청자들이 다 설명하길 원하지 않는구나, 이미 머릿속에 있구나 싶었다"는 얘기였다.
특히 한국 드라마 경향을 "과학적 수사는 트렌드가 지나간 느낌이다. 개인의 사고에 대해 상황이 바뀌는 표현 방식이 유행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하며 'W'를 "초기 단계의 시험"이라고 평했다.
따라서 마지막 엔딩이 오류가 아닌 것도, 인과관계를 상세하게 설명하진 않았으나 강철의 의지가 모든 결말을 맥락 있게 만들었다는 입장이다.
즉 처음 웹툰이 완결됐을 당시와 달리 강철이 다시 태어나며 "두 개의 세계로 인지하는 순간이 오고, 자각을 하며 종속된 세계가 아니라 대등한 세계가 되었다고 본 것"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강철이 대등한 세계로 본 순간 그 다음부터 끝이 나지 않는 것"이라며 "엔딩에서 어떻게 왔냐는 건 물어볼 필요도 없다. 강철이 오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온 것이다. 그 세계도 영원히 될 것이다"고 풀이했다.
송 작가는 "'네 마음대로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제 입장에선 논리적으로 오류는 아니다"며 설정 오류에 대한 지적을 반박했다.
▲ 대본과 다른 엔딩. 맥락 왜 바뀌었나?
송 작가가 마지막회 방송 후 공개한 대본상에는 연주는 성무가 죽지 않고 웹툰 세계에 생존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제 방송에는 이 같은 맥락이 생략되면서 연주가 성무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연출됐다.
결말의 의미가 달라진 셈인데, 일부 시청자들은 연주가 실존하는 아버지를 잃고 가상의 캐릭터인 강철과의 사랑을 얻은 셈이라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송 작가는 "사실 마지막회는 아직 못 봤다"고 털어놨다. "탈고하면 갑자기 보고 싶지 않아진다. 탈고하면 과거를 되짚어 보는 기분이 든다"는 것.
"방송 나가기 전에 바뀌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기사 캡처만 보고 알았다"며 "묘한 문제다"고 했다.
송 작가는 자신이 'W' 뿐 아니라 모든 작품을 쓸 때마다 작품 세계에 씨앗을 뿌리지만 결국 작품 스스로 성장하기에 자신만의 창작품이라고 국한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W' 또한 "대본은 온전히 제 것이지만 연출자나 연기자도 함께했기 때문에 엔딩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결국 "그 다른 것을 평가하는 건 상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송 작가로 마지막회를 "한번 봐야 할 것 같다"고 맥락이 달라진 엔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사진 = MBC 제공-MBC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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