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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탕친 취재진 배려해 계단서 즉흥 인터뷰'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돌아온 '4대천왕'은 역시 거침없었다.
21일 오전 9시 20분경 개그맨 정형돈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 건물에 흰색 승합차를 타고 들어섰다. 케이블채널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로 유명한 그 '하얀 세트장'의 스튜디오였다.
지난해 11월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전면 중단했던 정형돈이 약 1년 만에 활동을 재개하는 날이었다. 첫 공식 스케줄이 '주간아이돌' MC 복귀였다.
현장에는 두 시간 전부터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대다수 연예 매체가 총출동해 정형돈의 컴백에 쏠린 대중의 관심을 반영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한 정형돈은 '주간아이돌' 제작진이 확보한 뒷계단을 통해 세트장이 있는 지하 3층으로 내려갔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대기 중이던 사진 기자들은 허탕을 쳐야 했고, 정문에 있던 취재 기자들은 황급히 뒷계단으로 가 질문을 던졌으나 제작진의 제지에 "긴장된다. 잠을 못 잤다" 등 짧은 답변 밖에 들을 수 없었다.
정형돈을 취재하러 온 많은 기자들이 빈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제작진도 애당초 공식 인터뷰 일정이 없었던 터라 협조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스튜디오로 들어갔던 정형돈이 다시 나왔다.
후드 집업에 회색 트레닝복 바지 차림의 정형돈은 모자를 대충 걸쳐 쓴 채 계단에 철퍼덕 앉더니 "다들 편하게 앉으세요.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될 줄 몰랐어요" 하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자신을 만나러 온 취재진을 빈손으로 되돌려 보낼 수 없었던 정형돈으로 코앞에서 플래시 세례가 쉴 새 없이 터지자 "지금 절 연사로 촬영하시는 거예요?"라고 농담도 건네는 등 편안한 얼굴이었다.
특히 협소한 장소라 촬영을 마친 사진 기자들이 먼저 철수하고, 세 명의 취재 기자만 남게 되자 "지금 다 가고 취재 기자는 세 분 오신 거예요?" 하더니 "이 세계, 냉정하네"라고 너스레 떨었다.
결국 계단에 앉아 취재 기자 셋과 짧지만 진솔한 대화를 나눈 정형돈은 복귀 소감과 현재 건강 상태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그는 '주간아이돌' 녹화가 "얼떨떨하다"고 했고, 건강은 "점점 좋아지고 조절이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며 "약은 많이 줄였다"고 고백했다.
아쉽게 최종 하차를 결정한 '무한도전'에 대해서 물었을 때는 진지한 얼굴로 "기대해주셨는데 죄송하다. 제 그릇이 작다보니…"라며 아쉬움과 미안함이 뒤섞인 목소리였다. 그러면서 정형돈은 앞으로 '무한도전'을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 밖에도 정형돈은 자신의 빈자리를 대신해 '주간아이돌'을 이끌어 준 가수 김희철과 하니를 향해 "얘들아, 원래 내 자리니까 너무 아쉬워하지 말고. 또 병 도지면 돌아올 수 있다. 도지길 기대해봐라"라고 특유의 거침없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4대천왕'다운 컴백 계단 인터뷰였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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