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왕' 천천히 걸어도 돼, 심은경과 경보 한바퀴 (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조금 느려도 괜찮지 않을까?"

배우 심은경이 주연을 맡은 영화 '걷기왕'의 제작보고회가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진행됐다.

'걷기왕'은 '무조건 빨리', '열심히'를 강요하는 세상 속에서 선천적 멀미증후군을 가진 꿈 없는 소녀 만복(심은경)이 '경보'를 만난 뒤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경보를 통해 자신만의 삶의 속도를 찾아가는 인물을 담아냈다. 백승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심은경과 FT아일랜드 이재진, 박주희, 김새벽 등이 출연했다.

제작보고회에 앞서 공개된 메인 예고편에서는 "조금 느려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작품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백승화 감독은 "쓸모없는 재능을 가진 친구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제일 쓸모없는 게 뭘까라고 생각하다가 '숨쉬기'와 '걷기'를 떠올렸다. 그 중 '숨쉬기왕'은 이상해서 '걷기왕'으로 했다"고 재치 있게 영화의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심은경은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내 중학교 시절을 보는 것 같았다. 시나리오를 읽고 당장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만복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 '내가 재밌게 촬영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마지막 메시지가 특히 와 닿더라. 따뜻한 청춘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서 선택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심은경은 "(내가 연기한 만복은) 어린 시절부터 차만 타면 구토를 하는 인물이다. 이후로 배도 타보고, 소도 탔는데 어떤 것을 타도 멀미를 극복하지 못해서 결국 집에서 학교까지 2시간 동안 걸어 다니게 됐다"며 "만복 캐릭터의 자연스러움을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선천적 멀미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그 속에서 밝음과 명랑함을 잃지 않는 인물을 생각했고, 또 어떻게 하면 구토연기를 실감나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연기의 주안점을 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영화에 처음으로 도전하게 된 FT아일랜드 이재진은 "첫 영화다. 영화는 그들의 세계가 따로 있을 것 같아서 설레기도 하고, 또 두렵기도 했었다"며 "그런데 촬영장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재밌게 촬영을 했다. 내가 맡은 역할이 날티가 나는 친구다. 그런데 사실 무대에 있을 때 우리의 모습이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통하는 면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이야기에 백승화 감독도 "나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다. 시나리오를 쓸 때 생각했던 것들을 배우들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영화에 나오는 소도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표현해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심은경은 "지금의 청춘들이 우리 영화를 보고 '급하게 가지 않아도 되고, 천천히 하고 싶은 것을 찾으며 가도 된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는 위로를 덧붙이기도 했다.

'걷기왕'은 오는 10월 20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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