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셋업맨은 리그 블론세이브(BS) 선두, 마무리투수는 팀 내 다승 2위. 롯데 마운드의 불안한 뒷문을 대변해주는 수치다.
21일 대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은 5이닝 1자책 호투와 타선의 넉넉한 지원 속에 8승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7회 손아섭의 3점홈런과 8회 김상호의 솔로홈런이 더해지며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불안한 기운은 7회말부터 엄습하기 시작했다. 윤길현이 8-2로 앞선 7회말 이흥련에게 솔로포, 박해민에게 1타점 3루타를 맞은 게 시발점이었다. 9-5로 리드하던 8회에는 이정민이 만든 1사 만루 위기서 조기 투입된 손승락이 박해민에게 3타점 싹쓸이 3루타, 박한이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 박세웅의 승리를 지웠다. 롯데는 9회 결승점을 얻으며 10-9로 승리했고 마무리투수 손승락은 그렇게 시즌 7승을 챙겼다.
롯데는 지난해 마무리투수의 부재로 힘든 시즌을 보냈다. 김승회, 김성배, 이정민, 심수창 등이 번갈아가며 마무리를 맡았고, 그 결과 144경기에서 총 19세이브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심수창의 5세이브가 팀 내 최다 세이브. 블론세이브 역시 18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롯데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FA시장에서 윤길현과 손승락에게 98억 원을 쏟아 부었다.
시즌이 11경기 밖에 남지 않은 현재(22일 오전), 상황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투자의 효과는 미비하다. 윤길현은 시즌 57경기 7승 7패 2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5.34, 손승락은 44경기 7승 2패 17세이브 평균자책점 4.18에 그치고 있다. 특히 윤길현은 최근 결정적인 순간마다 무너지며 팀의 중위권 싸움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그의 9월 평균자책점은 14.14.
팀 기록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롯데의 팀 세이브는 22세이브로 리그 최하위, 블론세이브는 17세이브로 공동 2위다. 약 2주 후면 시즌이 끝나는 현 시점에서 지난해보다 크게 나아진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손승락이 22세이브 중 17세이브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는 있으나 이는 리그 세이브 7위에 불과하다. 더불어, 블론세이브 17개 중 FA 듀오가 기록한 게 무려 13개(윤길현 8개, 손승락 5개)에 달한다. 8개는 리그 최다 블론세이브.
오히려 두 선수는 조쉬 린드블럼(10승)에 이어 선발 자원인 박세웅, 브룩스 레일리와 함께 팀 내 다승 공동 2위(7승)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7승 중 6승을 동점에서 등판해 무실점 투구로 챙긴 윤길현은 그나마 양호한 편. 그러나 손승락은 마무리투수로 나서 무려 3차례나 동점을 허용한 뒤 타선의 도움을 받아 승리를 챙겼다.
셋업맨은 블론세이브가 많고, 마무리투수는 승리가 많은 불균형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롯데 마운드다.
[윤길현(좌)과 손승락(우)(첫 번째), 손승락(좌)과 강민호(우)(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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