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경기 3루타 3개 .
3루타는 홈런보다 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일단 타자의 발이 빨라야 한다. 발이 느리면 아무리 잘 맞은 타구를 날려도 2루에서 멈춰야 할 때가 많다. 그리고 타구의 코스가 좋아야 한다. 아무리 발이 빨라도 타구가 너무 잘 맞고 야수들의 넥스트 플레이가 빠르면 2루에서 멈춰야 한다.
오히려 타구가 야수의 몸에 맞거나, 펜스에 맞고 느리게 굴절돼 외야수들이 빨리 수습하지 못할 때 3루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우중간, 우선상으로 느리게 빠져나가는 타구 역시 3루타 단골 코스다. 아무래도 좌측 타구에 3루까지 가는 게 쉽지는 않다.
홈런보다 어려운 3루타를 한 경기에 2개도 아니고 3개를 친다면. 삼성 박해민이 해냈다. 21일 대구 롯데전서 3회, 7회, 8회 잇따라 3루타를 날렸다. 7회말에는 1타점 적시타였고, 득점을 올렸다. 8회말에는 만루 상황서 싹쓸이 3타점 적시타에 동점 득점까지 올렸다.
그동안 한 경기에 3루타 두 개를 친 선수는 종종 있었다. 구천서(OB)가 1982년 6월 12일 대전 MBC전서 두 개의 3루타를 친 뒤 총 75차례 나왔다. 그러나 박해민의 트리플 3루타는 KBO리그 35년 역사상 최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결코 3루타를 쉽게 생산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좌중간, 우중간이 깊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해민은 특유의 빠른 발과 한층 정교한 타격을 세워 대기록을 달성했다.
3루타 3개는 팀에 엄청난 공헌을 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3루타는 타점이 나오지 않더라도 타자 본인의 득점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신이 곧바로 3루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박해민도 3루타 3방을 친 뒤 득점을 두 차례 올렸다. 그 2득점이 투수전서 나왔다면 박해민이 히어로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타격전서 나오면서 박해민은 3루타 3방을 쳤으나 삼성은 패배했다.
3루타 관련 진기록이 더 나올 수 있다. 박해민은 현재 2연타석 3루타를 친 상태다. 이것도 박해민 포함 역대 35차례만 나온 진기록이다. 만약 박해민이 23일 대구 두산전 첫 타석에서 또 다시 3루타를 칠 경우 KBO리그 최초 3연타석 3루타를 작성한다.
박해민은 2년 연속 3루타 1위도 노릴 수 있다. 22일 현재 3루타 1위는 13개의 팀 동료 구자욱이다. 박해민은 1개 뒤진 12개. 21일 3개를 치면서 구자욱을 바짝 추격했다. 3루타 1위 도약도 충분히 가능하다. 삼성은 아직 11경기를 남겨뒀다. 박해민도 최근 10경기 타율 0.295로 타격감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 홈에서 6경기를 남겨뒀지만, 대구에서 대기록을 작성한 경험도 생겼다.
박해민은 작년에 김종호(NC), 정수빈(두산), 이용규(한화)와 함께 7개의 3루타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KBO리그 역사상 2년 연속 3루타 1위를 차지한 선수는 1995~1996년 전준호(현 NC 코치)가 유일하다. 박해민이 올 시즌 3루타 1위에 오를 경우 20년만에 2년 연속 3루타 1위를 차지한 선수가 된다.
한편, 역대 한 시즌 최다 3루타는 2014년 서건창(넥센)의 17개다. 박해민이 이 기록에 도달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박해민이 23일 3연타석 3루타에 성공한다면 5차례 나온 3경기 연속 3루타에 도전할 수는 있다.
KBO리그 최초 1경기 3루타 3방. 그리고 3연타석 3루타와 2년 연속 3루타 1위. 박해민이 그 어렵고 진귀한 기록에 도전한다.
[박해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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