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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황정민과 곽도원의 미끼는 '곡성'에 이어 '아수라'에서도 계속된다.
지난 5월, 관객들을 충격과 공포, 그리고 곡소리에 빠지게 했던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은 곽도원의 발견이자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의 또 다른 변신이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극 중 중구 역을 맡은 곽도원은 당시만해도 충무로가 사랑하는 배우였지만, 대중과는 거리가 멀어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곡성' 속 곽도원은 제 역할을 200% 해냈고 황정민, 쿠니무라 준, 천우희, 김환희 등 배우들과 모두 만나며 156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을 긴장감 넘치게 했다. 또 일광 역의 황정민은 관객들에게 최고의 반전을 선사하며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였다.
'아수라'에서 황정민이 맡은 역할은 가상의 공간인 안남시의 시장 박성배. 박성배는 절대악 그 자체다. 정치권에 오래 몸담고 있는 썩은 정치인으로, '선'이라고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다. 앞서 '부당거래', '신세계'에서 실감나게 보여줬던 악역 그 이상의 또 다른 열연을 펼친다.
곽도원은 공직자 전문배우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검사 역을 맡았던 것에 이어, '변호인'에서는 고문 경찰 연기로 소름끼치는 얼굴을 보여줬다. 또 '곡성'에서는 경찰이었지만 마을에서 발생하는 기이한 일에 대응하는 모습, 그리고 딸을 지키고자 하는 부성애를 보여줬다면 '아수라'에서는 악독한 검사 역을 맡았다.
극중 자신에게 반박하는 경찰 한도경(정우성)에게 "내가 네 위의 위다"라며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는 김차인 검사는 악인의 자체 업그레이드를 보여준다. 황정민과 마찬가지로, 더러운 일들을 직접 하지 않고 사람을 시켜서 하는 고위 공직자의 모습에서 섬뜩한 여유로움과 마치 동물의 왕국 같은 그들만의 세계를 드러낸다.
특히 극 말미에 황정민과 곽도원의 대립은 '곡성'에서와 또 다른 아우라를 풍기며 장례식장의 공기를 더욱 꽉 조이게 압도한다.
['아수라'-'곡성'. 사진 = CJ엔터테인먼트-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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