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우리는 이데올로기의 그물에 걸린 물고기다. 한번 걸리면 옴짝달싹 할 수 없다. 빠져나온다해도 온 몸에 상처를 입는다. 김기덕 감독은 한반도에 ‘그물’을 던졌다. 당신이라면 빠져나갈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배가 그물에 걸려 어쩔 수 없이 남한으로 떠내려온 남철우(류승범)는 정보요원들의 감시를 받으며 간첩 조사를 받는다. 남한 정보요원들은 그를 간첩으로 몰아가고, 철우는 북으로 돌려달라고 요구한다.
‘그물’은 김기덕 감독이 분단의 비극과 아픔을 온 몸으로 돌파하며 찍은 영화다. ‘풍산개’ ‘붉은 가족’의 제작으로 분단문제를 직시한 그는 ‘그물’을 통해 평범한 어부가 어떻게 찢기고 몰락하는지 직설적 화법으로 담아낸다.
남한과 북한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데칼코마니처럼 똑같이 저지르는 사상 검증은 그 자체로 국가 폭력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한반도에서 그 누구든 경계선을 넘는 순간, “이쪽이냐 저쪽이냐” “남한이냐 북한이냐”의 질문에 답을 해야한다. 답을 하더라도, 그들의 의심은 풀리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강화된다. 국가는 개인의 양심을 존중하지 않고 집단의 이념을 신봉한다.
남철우를 조사하는 남한 조사관(김영민)과 경호원(이원근)의 대립, 서울에서 거리의 여자를 만나는 장면 등 진부한 설정은 단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어부를 송환시키는 과정에서 풀어나가는 스토리의 짜임새가 아니라 어부가 오도가도 못하게 되는 콘셉트의 강렬함이 더욱 중요한 작품이다.
남북이 갈라지고 철조망이 세워진지 60여년이 지났다. 여전히 한반도엔 이데올로기의 그물이 쳐졌다. 이제 ‘그물’을 거둬낼 때가 됐다.
[사진 제공 = NEW]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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