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7점.
신한은행은 올 시즌 전력이 약화됐다. 신정자와 하은주가 은퇴하면서 골밑이 약점으로 바뀌었다. 최윤아는 무릎 수술과 재활로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김규희와 윤미지는 31일 KEB하나은행과의 개막전서 뛰었다. 그러나 부상과 재활로 개막 직전에 팀 훈련에 합류했다.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으려면 시간이 걸린다.
결정적인 악재가 있었다. 1라운드 외국선수 모건 턱이 무릎 수술로 시즌아웃 됐다. 신한은행은 턱을 중심으로 시즌 플랜을 짰으나 완전히 헝클어졌다. 전력이 약한 팀은 외국선수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아둣 불각, 알렉시즈 바이올레타 체제로 시즌을 치른다. 둘 다 리바운드 가담은 돋보이지만, 득점력은 좋지 않은 편이다.
결국 절체절명의 승부처서 팀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김단비다. 예상대로 하나은행과의 첫 경기서 홀로 공격을 이끌었다. 27점을 올렸다. 김단비 특유의 파워풀한 돌파, 속공 피니셔로서의 위력이 돋보였다.
WKBL서 정상적인 수비로 김단비를 봉쇄하는 건 쉽지 않다. 하나은행은 염윤아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김지영에게 잠시 김단비 수비를 맡겼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어쨌든 신한은행은 첫 경기서 김단비의 위력을 확인한 건 수확이었다. 현실적으로도 김단비 위주로 남은 34경기를 이끌어가야 한다.
그런데 득점루트가 단순한 약점이 노출됐다. 신한은행 멤버 구조상 플랜B,C가 부족하다. 수비조직력이 좋은 리그 최강 우리은행이나 중~상위권 전력의 KB, 삼성생명을 상대로 김단비에게만 의존하는 공격은 위험하다.
더구나 신한은행은 김규희, 윤미지의 몸 상태가 좋지 않고 최윤아의 복귀시점도 미정이다. 가드 역할을 소화해줄 선수가 마땅치 않다. 김단비가 첫 경기 초반에는 볼배급까지 맡았다. 현실적으로 김단비에게 많은 롤을 부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신기성 감독은 "김단비, 곽주영, 두 외국선수가 삼각편대를 맡아야 한다. 김단비에게만 의존하는 건 좋은 현상이 아니다. 포인트가드도 주요옵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빠른 농구를 좋아하지만 런&건까지는 목표로 삼지는 않는다. 다만, 세트오펜스서는 볼 갖고 오래 있는 건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실전을 통해 플랜B, 플랜C에 의한 패턴을 가다듬고, 부작용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이 작업은 당장 패배를 당하더라도 신한은행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세트오펜스가 원활히 이뤄지려면 확실한 패턴 속에 볼 없는 선수들의 정밀한 움직임, 드리블러와 패서의 효율적인 볼 처리 등이 중요하다. 하루 아침에 이뤄질 일은 아니다. 특히 여자농구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3쿼터에 윤미지, 김연주의 3점포를 만들어낼 때 효율적인 패스와 움직임은 인상적이었다. 이런 장면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김단비 역시 상대 수비수의 이중, 삼중마크를 피할 수 있는 해법. 김단비는 "득점력이 있는 모건 턱이 오지 못하면서 시즌 준비에 차질이 있었다. 팀 훈련을 할 때 두 외국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얘기한다"라고 털어놨다.
[김단비(위), 신한은행 선수들(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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