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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개그맨 이동우는 최근 김경식과 함께 V앱에 출연해 “임재신 친구가 나보다 유머감각이 더 뛰어나다”라고 말했다. 과연 그랬다. 10월 31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다큐영화 ‘시소’ 시사회에서 임재신은 순발력 있는 유머로 기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시소’는 볼 수 없는 이동우와 볼 수만 있는 임재신, 두 친구의 운명같은 만남과 우정 그리고 특별한 여행을 그린 감동 다큐멘터리.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어 앞을 못 보는 남자 이동우와 근육병 장애로 앞만 보는 남자 임재신이 제주 여행을 떠나 삶의 무게와 아픔을 공감하며 진정한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임재신은 몸을 가누지 못한다. 타인의 도움으로 겨우 움직일 수 있다. 말도 느릿느릿하다. 온 몸이 중증으로 아프지만,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동우 형이 내게 선물이라면서 눈동자 목걸이를 선물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진심으로 무엇인가를 받았을 때 마음이 열리고 새롭게 도전할 힘을 얻게 되잖아요. 선물을 따로 안줘도 되는데, 선물을 준비한 걸 보면서 고마웠어요. 눈동자 목걸이를 주다니, 내가 집을 준다고 했으면 어쩔 뻔 했나 싶었죠.”
순간 간담회장은 여기저기서 작은 폭소가 터졌다. 따뜻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화술이었다.
개봉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동우형과 제주도에서 열흘이란 시간을 선뜻 받아들였는데, 영화를 찍고 나니까 기자간담회도 하고 후폭풍이 있네요”라며 “이러 자리가 있다는 걸 알았더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 봤을텐데”라며 반전유머도 선사했다.
소중하게 아끼는 딸을 이야기할 땐 그야말로 ‘빵’ 터졌다. 그는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엄마, 아빠들이 자기 딸, 아들을 사랑한다”면서 “제가 특별히 딸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누구나 하는 생각이 제가 이런 기회가 돼서 표출됐을 뿐이다. 생각만큼 딸 생각을 안한다”라는 유머러스한 답변으로 또 다시 웃음을 이끌어냈다.
‘시소’에서 임재신의 딸은 아빠를 끔찍하게 아낀다. 아버지의 병 수발을 다 하면서도 씩씩한 모습을 보이며 내색을 하지 않는다. 임재신은 너무 일찍 철이 든 딸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런데 막상 공식적인 자리에선 딸 생각을 안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기자간담회를 화기애애하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시소’가 개봉하면 임재신은 근육병 환자가 아니라 웃음을 잃지 않는 유머러스한 남자로 기억될 것이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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