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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불리고 있는 국정농단•국기문란 사태에 방송가의 풍자와 일침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예능 자막을 중심으로 드라마까지 웃음을 유발하고 있지만 내용이 꽤 날카롭다.
MBC '무한도전'은 10월 29일 '그래비티' 특집에서 박명수가 김태호 PD에게 "옛날이었으면 혹성탈출이었는데"라며 외모를 지적했다. 김 PD는 "지는"이라며 받아 쳤고 말귀를 알아 듣지 못하자 "정작 들었어야 할 분은 딴 얘기 중" "끝까지 모르쇠인 불통왕" 등 의미심장한 표현이 눈길을 끌었다.
10월 30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배우 기태영은 딸 로희와 함께 방송인 샘 해밍턴의 집을 방문해 육아법을 전수했다. 그러던 중 과자를 먹고 있는 로희의 모습을 강아지 만두가 빤히 쳐다봤고 "간절하게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는 자막이 등장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청와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발언한 말 중 일부였다.
SBS '런닝맨'도 풍자 대열에 합류했다. '아바타 하우스' 특집에서 배우 서지혜, 김주현, 샤이니 민호 등 게스트들은 멤버들을 조종하며 아바타 다루듯 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의 관계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아울러 "간절히 먹으면 온 우주가 도와 그릇을 비워줄 거야" "실제로 참 순하고 실한데" 등의 자막도 꽤 직설적인 표현이었다.
KBS 2TV '개그콘서트'도 웃음을 더했다. '1대 1' 코너에서 개그맨 김태원은 사망으로 인해 무상으로 이전되는 세금이 뭐냐는 질문에 "여자에게 내 인기는 하락세/ 식당에서 내 인기는 상승세/ 도대체 모르겠네 비선실세"라고 랩으로 답을 대신했다. 또 "유민상 씨 PC에서 봤다"고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등 기밀 문서가 최순실이 사용한 것으로 추측되는 태블릿 PC에서 나온 것을 풍자한 내용이다.
MBC '옥중화'에선 '오방낭'이 등장했다. 윤원형(정준호)의 첩 종금(이잎새)은 무당을 집으로 불러들여 정난정을 끌어 내릴 방도를 물었다. 이에 무당은 비단 주머니를 꺼내며 "이것이 오방낭이라는 것"이라 소개했다. 이어 "복주머니에 든 부적이 작은 마님을 큰 마님으로 만들어 줄 거다. 간절히 바라면 천지의 기운이 마님을 도울 것"이라고 말하며 박 대통령의 연설 발언 일부를 극에 녹여 풍자했다.
케이블채널 tvN '막돼먹은 영애씨15'에선 이영애(김현숙)이 자신의 돈을 떼 먹고 도망간 황사장을 승마장에서 맞닥뜨린 후 도망친 그를 잡기 위해 조랑말을 훔쳐 뒤따랐다. 해당 장면 구석엔 "영애씨 '이대'로 가면 안돼요" "말 좀 타셨나 봐요? 리포트 제출 안 해도 B학점 이상"이란 자막이 달렸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과정과 불성실한 학업 태도를 속 시원하게 비꼬는 대목이었다.
[사진 = MBC, SBS, KBS, tvN 방송 화면 캡처]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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