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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배우 유지태다. '굿와이프'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이용하는 악역을 연기했지만 '쓰랑꾼'(쓰레기 사랑꾼)이라는 별칭을 만들어냈고, 영화 '스플릿'에서는 도박 볼링판을 전전하는 철종 역할을 맡아 또 한 번 나쁜 남자 돌풍을 예고했다.
철종은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캐릭터다. 과거엔 볼링계의 전설이라 불리며 이름을 날렸지만 불운의 교통 사고를 당해 모든 걸 잃었다. 낮에는 가짜 석유를 팔고 밤에는 도박 볼링판에서 선수로 뛴다.
유지태가 "이렇게 밑바닥 캐릭터는 처음 연기해본다"고 말했을 정도로 나락으로 떨어진 인물을 연기했다.
특히 그는 자폐아 영훈(이다윗)의 천재적 볼링 능력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도박판으로 끌어들이는 나쁜 남자다.
그러나 분명 나쁜놈인데 끌린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력 덕분에 자칫 1차원적으로 그려질 수 있는 캐릭터를 스크린에서 살아 움직이는 입체적 인물로 완성해냈다.
유지태는 "배우로서 철종이라는 인물을 잘 소화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라며 "기존 캐릭터와는 다른 지향점을 갖고 싶었다. 보통 이런 캐릭터를 루저라는 느낌이 강하게 표현하는데 나는 거꾸로 희화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빈틈 많고 모자라 보이게 연기했다. 진짜 어려운 사람들은 괜한 농담을 하고 실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완벽한 캐릭터 분석으로 인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인생의 패배자라는 점을 부각해 관객들에게 피로감을 안기기보다는 어딘가 모르게 허당 면모로 현실감을 더했다.
극에서 중심을 잡고 신예 이다윗을 이끌어 따뜻한 브로맨스도 형성했다. 이다윗의 재능을 이용하려 접근했던 그가 점차 교감을 이루는 과정이 매끄럽게 흘러갈 수 있었던 건 유지태의 섬세한 감정 연기 덕분이었다. 이러니 또 한 번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스플릿'은 오는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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