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역시 NC 킬러다웠다. 두산 외국인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한국시리즈 3선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보우덴은 1일 창원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7⅔이닝 3피안타 11탈삼진 4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무려 136구를 소화했다.
보우덴은 올 시즌 NC를 상대로 3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17로 좋았다. 특히 6월 30일에는 잠실에서 노히트노런도 NC를 상대로 해냈다. 단 1경기에 등판, 실점하지 않았던 넥센전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가장 좋은 상대기록을 낸 상태가 NC였다.
그런 보우덴이 왜 한국시리즈서 3선발로 밀렸을까. 부동의 1선발 더스틴 니퍼트를 제외하면 장원준을 3차전으로 밀어내고 보우덴이 2차전에 나설 수도 있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일찌감치 이번 한국시리즈 선발로테이션을 유형에 따라 우-좌-우-좌로 꾸렸다. NC 타선에 최대한 혼선을 안기기 위해서다.
NC 타선은 1~2차전서 니퍼트와 장원준의 패스트볼에 어느 정도 타이밍을 맞춰나갔다. 그렇다면 보우덴은 장기인 변화구 구사능력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었다. 실제 보우덴은 리그 최고수준의 포크볼을 갖고 있다. 빠르고 짧게 떨어지는 것, 구속이 조금 떨어지면서 크게 떨어지는 것을 상황에 따라 구사한다.
그런데 보우덴은 시즌 중반 타자들이 포크볼 공략에 해법을 찾자 오히려 슬라이더와 커브로 승부를 보기도 했다. 이후 데이터, 타자들의 페이스 등을 감안, 볼배합에 지속적으로 변화를 줬다. 결국 보우덴은 18승을 따냈다.
이날 역시 영리한 투구가 돋보였다. 특이한 건 초반보다 경기 중, 후반으로 갈수록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니퍼트, 장원준과는 또 달랐다. 보우덴의 공에 마지막까지 힘이 있었다. 1회 1사 후 박민우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나성범을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부분, 반대로 에릭 테임즈를 풀카운트서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처리한 건 NC 타선의 기를 죽이기에 충분했다.
백미는 4회였다.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나성범 타석에서 폭투와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1,2루 위기. 그러나 테임즈와 이호준을 잇따라 높은 패스트볼 유인구로 3루수 파울 플라이, 하프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6회에도 2사 후 나성범을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테임즈를 또 다시 높은 패스트볼로 유인, 역시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솎아냈다. 7회에도 선두타자 이호준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박석민과 대타 모창민을 높은 패스트볼로 좌익수 뜬공,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권희동에겐 바깥쪽 꽉 찬 패스트볼로 삼진 처리했다. 8회 1사 후 9구 접전 끝 박민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할 때도 구위는 괜찮았다. NC 타자들은 끝까지 보우덴의 패스트볼에 대응하지 못했다.
보우덴은 패스트볼 최고 149km를 찍었다. 136구 중 99개가 패스트볼이었다. 포크볼 17개, 커브 12개, 슬라이더 8개로 보여주는 수준이었다. 다양한 변화구를 갖고 있는 보우덴이 도리어 패스트볼로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보우덴. 사진 = 창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창원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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