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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끝장승부'에서 또 다시 웃지 못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전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연장전 끝에 7-8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클리블랜드는 시리즈 전적 3승 4패를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상대팀 '염소의 저주'보다는 기간이 짧지만 '와후추장의 저주' 역시 만만치 않다. 클리블랜드는 1948년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컵스와 마찬가지로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45년이 마지막 월드시리즈 진출이었던 컵스와 달리 클리블랜드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클리블랜드는 1995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당시 상대팀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상대가 자랑하는 '선발 3인방'을 넘지 못했다. 1차전에서는 그렉 매덕스에게, 2차전에서는 톰 글래빈에게 패했다. 이후 3차전에서 승리했지만 4차전에 다시 패했고 결국 2승 4패로 무릎 꿇었다.
더 좋은 기회는 1997년 있었다. 이번 상대는 창단한지 채 10년도 되지 않은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였다. 짐 토미, 매니 라미레즈, 매트 윌리엄스, 샌디 알로마 주니어, 데이비드 저스티스, 오마 비스켈 등 타선도 화려했다.
1997년 월드시리즈는 장군멍군 형태로 진행됐다. 클리블랜드는 1차전에서 패한 뒤 2차전을 승리했다. 3, 4, 5, 6차전 역시 마찬가지. 결국 3승 3패가 됐다.
비록 퐁당퐁당이기에 7차전 순서(?)는 플로리다였지만 벼랑 끝인 6차전에서 승리한 클리블랜드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클리블랜드는 7차전에서 7회초까지 2-0으로 앞서며 우승을 눈 앞에 뒀다. 하지만 7회와 9회 1실점씩 하며 연장전으로 접어 들었고 연장 11회 에드가 렌테리아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다.
19년 전 그 때와 묘하게 닮았다. 경기가 연장전으로 접어 든 것. 하지만 당시에는 원정경기였으며 리드를 당하다가 뺏긴 것이었지만 이날은 정반대였다. 때문에 대역전극 희망을 충분히 품을 수 있었다.
상황은 1997년 마이애미와 같았지만 결과는 19년 전 클리블랜드가 재현됐다. 연장 10회 2실점하며 고개를 떨궜다. 끝장승부인 7차전, 그것도 연장전에서 2번 연속 눈물 흘린 클리블랜드다. 그렇게 와후추장의 저주도 이어졌다.
[클리블랜드 선수들(첫 번째 사진), 1997년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끝내기 패를 당하는 모습(두 번째 사진). 사진=AFPBBNEWS]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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